성장률은 물론이고 소비, 투자, 수출, 그리고 고용까지. 올 상반기 주요 경제 지표들이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전망했다. 올 상반기가 가장 춥고 힘든 시기가 될 것이란 예상이다. 이에 따라 연간 경제 성장률도 0.7%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KDI는 21일 발표한 '2009년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 상반기에 경상수지를 제외한 거의 모든 경제지표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로 추락(-2.4% 예상)한 성장률은 올 상반기에는 마이너스 2.6%로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작년과 비교해 내수와 수출 증가율이 크게 하락하면서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상반기엔 어느 것 하나 괜찮은 지표가 없다. 소득이 줄어들고 자산가치가 하락하면서 민간소비가 3.2%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고,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두자릿수 마이너스(-15.2%)가 예상됐다. 특히, 세계경제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수출은 상반기에 20.7% 감소하고, 고용(취업자 수)도 상반기 마이너스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면서 경상수지가 61억달러 흑자를 기록하고, 국제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소비자물가가 3.1%로 낮아질 거라는 점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올해 연간 성장률은 1%를 밑도는 0.7%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11월 전망했던 3.3%보다 대폭 낮춰 잡은 것으로, 지금까지 각종 국내 기관이 발표한 전망치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전망조차도 하반기에 금융 경색이 완화되고 재정지출 확대 등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경기가 회복(성장률 전망 3.8%)된다는 전제. 경기 회복 시점이 기대보다 늦어진다면 연간 성장률 마이너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이날 올해 우리나라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 2.4%로 제시했고,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로이터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0% 성장률을 전망했다.
이에 따라 KDI는 경기침체 심화 및 장기화로 은행 부실이 급속히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할 것을 권고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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