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오래된 가치지만 도전을 이기는 데 필요한 것은 성실과 정직, 페어플레이 정신, 관용과 호기심, 애국심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일 워싱턴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던진 메시지 중 가장 가슴에 와 닿은 것은 바로 '진실의 힘'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1861년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 취임 당시 사용한 성경에 손을 얹고 '자유의 새로운 탄생'을 선언했다. 그는 탐욕과 전쟁, 테러로 일그러졌던 지난 시대를 참회하고 평화와 자유, 민주주의의 재건을 향한 미국의 의지를 강력하게 천명했다. 신자유주의 때문에 상처입고 위기에 빠진 미국은 오바마를 선택했고, 그는 위기를 극복할 리더로 출발하면서 바로 이런 명제를 제시한 것이다.
이날 워싱턴은 온통 오바마 물결이었다. '오바마 마케팅' '오바마 패션' 등 신조어는 오바마 신드롬을 실감케 했다. 미국 역대 대통령 중 최고 수준인 80%를 웃도는 그의 지지도도 거리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추위와 경제 한파 속에서도 취임식에 참가한 사람들의 얼굴에서는 감격과 희망의 웃음이 배어났다.
오바마 열풍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라는 역사적 의미가 그 원동력이다. 미국 민주주의가 마침내 인종의 벽을 뛰어넘으며 완성 단계로 접어든 것이다. 신자유주의의 팽창과 탐욕이 오히려 미국 민주주의 완성에 이바지한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둘째는 위기에 대한 솔직한 시인과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에 대한 겸손한 솔선수범 및 설득이다. 오바마는 '미국을 새롭게 만들자(Renew United States)'는 주제에 따라 1만여개의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동시다발로 진행했다. 자신도 직접 참여해 위기를 다 함께 헤쳐나가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가 당선 이후 화합형 인사를 통해 위기 극복의 메시지를 실천적으로 전달한 것과, 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 대안을 신속하게 제시해 국민에게 '오바마라면 어려운 미국 경제를 다시 일으킬 수 있겠다'는 희망과 자신감을 불어넣은 것도 같은 차원이다.
셋째로 '지금 우리가 해야 한다(Now, We Must)'라는 슬로건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표현한 것도 미국인들을 매료시켰다. 위기 극복이 다음 세대를 위한 현 세대의 책무라는 자각을 일깨운 것이다.
필자는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 취임식의 실무 책임을 맡았고, 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식에 대해서도 자문을 했었다. 그런 경험을 토대로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을 보면서 한국 대통령 취임식에 대해 느낀 것이 많았다. 특히 취임식이 국민 통합과 정치 발전의 축제가 되는 것을 보며 부러움이 컸다. 이런 점에서 "두려움보다는 희망을, 갈등과 반목보다는 단결을 선택하자"는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 메시지는 무척 강렬하게 다가왔다.
전병헌 민주당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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