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무엇을 잘못했나. 억울하게 죽은 우리 동지들을 살려내라."
총리의 방문도 '용산 참사'의 분노를 가라앉히지 못했다. 한승수 국무총리는 21일 오후 철거민 사망자 시신 5구가 안치된 서울 한남동 순천향병원을 찾았다. 한 총리는 철거민 부상자 2명의 병상을 찾아 쾌유를 빌었지만, 거센 항의만 돌아왔다. 한 총리는 유족과 전국철거민연합(전철연) 회원들과의 충돌을 우려한 듯 장례식장에는 들르지 않고 자리를 떴다.
장례식장은 눈물도 말라버린 유족들의 흐느낌과 한숨 소리로 가득했다. 21일 새벽에야 남편의 죽음을 확인한 고 양회성씨 부인 김모(55ㆍ여)씨는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 타버린 시신을 본 기억이 자꾸 떠올라 가슴을 찢어 놓는다"며 원통해 했다.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순천향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과잉진압에 강력하게 항의했다. 김덕진 천주교인권위원회 사무국장은 "경찰은 현장에서 안전장치를 준비했다고 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르며, 철거민들이 벽돌과 염산 병을 도로를 향해 던졌다는 주장도 증거가 없다"며 경찰의 해명에 의구심을 표현했다.
한편, 농성 진압과정에서 순직한 서울경찰청 경찰특공대 소속 고 김남훈(31) 경사의 서울 경찰병원 빈소에는 이날 어청수 경찰청장과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김경한 법무장관, 김석기 서울경찰청장 등 각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특히 오후 10시12분께 빈소를 찾은 김 서울청장은 김 경사의 아버지 김권찬(63)씨에게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저뿐 아니라 전국의 경찰이 애통해 하고 있다"고 위로했다. 김 청장은 병원 앞에 모인 취재진에게 "이번 사고로 뜻하지 않게 목숨을 잃은 모든 사람에게 조의를 표한다.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사퇴설 등에 대한 질문에는 굳은 표정으로 입을 다물었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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