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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술과 담 싼 K대리도… 지방간의 무차별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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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술과 담 싼 K대리도… 지방간의 무차별 습격

입력
2009.01.2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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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의 화학공장인 간은 여러 역할을 맡고 있다. 지방 처리도 그 중 한 가지인데 음식으로 섭취한 지방을 원활히 처리하지 못하면 지방간이 된다.

지방간은 지방, 특히 중성지방(트리글리세라이드)이 간세포에 축적돼 간 무게의 5% 이상을 차지할 때를 말한다.

술을 많이 마시는 우리나라 사람의 간은 늘 피로하고, '알코올성 지방간' 위험에 노출돼 있다. 또한,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당뇨병에 걸리거나 비만인 인구가 늘면서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대한간학회에 따르면 1990년대 10%가 되지 않았던 지방간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늘어나 최근 30%를 넘어섰다. 20년 전보다 무려 3배 가량 높아진 것이다.

■ 애주가의 90%가 지방간

지방간은 과도하고 지속적인 음주로 인해 생기는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만ㆍ당뇨병ㆍ고지혈증 등의 원인인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뉜다.

하루 평균 소주 반 병 이상을 1주일 동안 계속 마시면 일시적인 지방간 현상이 발생한다. 애주가의 90% 정도가 알코올성 지방간을 앓는다는 통계도 있을 정도다.

간이 비대해지고, 특이증상은 없지만 갑자기 심한 피로감을 느끼거나 복부 오른쪽 위 부분에 묵직한 불편감이 느껴지면 지방간일 수 있으므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 지방간은 간 초음파와 컴퓨터단층촬영(CT)을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지방간은 만성간염이나 간경변에 비해 심각한 질병이 아니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고광철 교수는 "지방간이 심해지면 간경변이나 간암으로 악화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사람도 적지 않은데 원인에 따라 다르지만 비교적 드물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김도영 교수는 "지방간 진단을 받은 환자의 절반은 '지방간이 대수냐'며 아무 것도 아니라는 반응을 보인다"며 "지방간이 있는 줄 모르고 지내다 간경화로 악화된 뒤 병원을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대한간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15%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당뇨병 환자의 50~55%, 비만 환자의 75%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동반한다. 여성호르몬제나 스테로이드 등을 장기간 복용해도 나타날 수 있다.

보통 1주당 알코올 섭취량이 남자는 140g, 여자는 70g 이하이면서 다른 원인질환이 없을 때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진단한다. 알코올 10g은 맥주 1컵(200㎖), 소주 4/5잔(40㎖), 양주 1/2잔(25㎖)에 해당한다.

■ 금주ㆍ체중 조절 필수

알코올성 지방간이 의심되면 일단 술부터 끊어야 한다. 금주를 하면 수 주~수 개월 안에 정상으로 돌아오게 된다. 부득이한 경우라도 술은 최소한으로 마시고 2~3일 정도는 금주해 간에 휴식을 줘야 한다.

지방간에 좋다는 약을 먹으면서 술을 끊지 않는 것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근거 없는 생약이나 민간요법을 피하고 경우에 따라 식이요법과 비타민제 복용, 약물 치료 등이 필요할 수 있다.

고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임형준 교수는 "지방간은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자각증상이 없어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해야 한다"며 "지방간 환자의 대부분은 과체중이나 비만을 동반하는 만큼 적극적인 체중감량과 식사요법, 꾸준한 유산소 운동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너무 갑자기 체중감량을 하면 오히려 지방간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현재 체중의 10%를 3~6개월 안에 서서히 줄이는 정도로 감량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1주일에 200~400g 정도 감량이 적절하다.

지방간을 없애기 위한 식사요법으로는 세끼를 모두 챙겨 먹되 한끼 분량을 조금씩 줄이고 지방ㆍ당질 섭취를 줄이는 대신 단백질ㆍ식이섬유 섭취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기름에 튀긴 것도 가능한 한 피해야 한다.

운동으로는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조깅, 수영, 등산, 에어로빅 댄스 등 유산소운동이 좋고 1주일에 3번 이상, 한 번에 30분 이상 꾸준히 한다.

약물보다 식이요법과 운동요법이 지방간 치료에 더 효과적이다. 비만으로 지방간이 된 경우에는 칼로리가 높은 지방 섭취와 전체 칼로리 섭취를 줄인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많은 신선한 과일, 야채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동물성 기름은 체지방이 되기 쉬우므로 섭취량을 줄이는 대신 식물성 기름으로 만든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지방은 하루 60g 미만으로 섭취해야 지방간이 악화되지 않는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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