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최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해 '현장경영'을 표방한데 따른 후속 조치다. 본사 지원인력 1,400여명 중 80%가 넘는 1,200명을 현장에 배치하고, 임원급 70% 이상의 보직을 바꾸는 등 사상 초유의 인사 쇄신도 단행했다.
삼성전자는 21일 기존 6개 총괄 조직을 반도체ㆍLCD를 관장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과 디지털미디어ㆍ정보통신을 묶은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DMC) 2개 부문으로 재편한다고 밝혔다.
그간 반도체ㆍLCDㆍ디지털미디어(DM)ㆍ정보통신을 포함한 4개 사업부문에 경영ㆍ기술지원 부문을 더해 6개 총괄로 운영됐던 조직을 '부품'(DS)과 TVㆍ휴대폰 등 '완성제품 세트'(DMC) 로 단순화한 것이다.
이윤우 부회장이 총괄할 DS부문에는 4개 사업부가, 최지성 사장이 관할할 DMC에는 6개 사업부가 각각 배치된다. DS부문의 경우 권오현 반도체사업담당 사장이 총괄하는 메모리, 시스템LSI(비메모리), 스토리지(HDD) 사업부와 장원기 사장이 담당하는 LCD 사업부가 포진한다. 또 고화질(HD) LCD와 모바일 LCD로 구분됐던 기존 LCD 총괄 중 중소형 LCD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는 지난해 9월 설립된 계열사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로 완전히 넘기고 LCD 조직을 하나로 통합했다. DMC는 기존 디지털미디어(DM) 및 정보통신 총괄 산하의 영상디스플레이(VD), 디지털프린팅, 생활가전, 무선ㆍ네트워크, 컴퓨터시스템 등 6개 사업부를 그대로 거느린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눈에 띄는 점은 경영지원 총괄을 없애고 잉여 인력을 현장으로 투입한 것. 삼성전자는 1,400명 규모로 운영하던 경영지원 총괄을 없애는 대신, 투자설명(IR)과 자금, 경리, 홍보 기능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200명만 남기고 나머지 인원을 글로벌마케팅실과 디자인경영센터, 경영기획ㆍ혁신, 해외지원, 구매전략, 인사팀 등 현장 조직으로 전진 배치했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군살빼기를 바탕으로 현장 경영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서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삼성커뮤니케이션팀 이인용 팀장(부사장)은 "글로벌 위기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선 '현장 경영'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판단 아래, 조직개편이 이뤄졌다"며 "이번에 시행된 질적 구조조정을 통해 '관리의 삼성'에서 현장과 스피드를 중시하는 '효율의 삼성'으로 탈바꿈해 향후 사업 경쟁력을 배가하게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고객 최고경영자(CCO) 자리에서 물러나 현장 경험을 쌓고 있는 삼성전자 이재용 전무는 삼성전자 전사 소속으로 남아 해외 순환 근무를 계속할 예정이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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