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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세계 천문의 해-우주, 당신을 기다립니다] <4> 달 착륙 4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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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세계 천문의 해-우주, 당신을 기다립니다] <4> 달 착륙 40주년

입력
2009.01.21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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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7월 20일 미국 우주선 아폴로11호의 우주인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했다. 지구 외 천체에 인간이 처음 발을 디딘 것이다. 이후 1970년대 초반까지 미국은 6차례 달 착륙에 성공했다.

"한 인간에게는 작은 걸음일 뿐이지만 인류에게는 거대한 도약이다"라는 말을 남기며 닐 암스트롱이 달 표면에 첫 걸음을 내디딘 지 올해로 40년을 맞이했다. 아폴로계획을 통해 비로소 인류는 지구를 벗어난 외계 천체를 직접 탐사, 체계적인 과학연구를 시작할 수 있었다.

달은 지구를 벗어나 처음 만나는 외계 천체이기에 우주 탐사의 첫발이 달을 향해 시작된 것은 지극히 당연했다. 1957년 러시아(구 소련)가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쏘아올린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이듬해 미국은 항공우주국(NASAㆍ나사)를 창설했다.

하지만 1959년 러시아는 최초로 말 그대로 '달을 쏘았다'. 우주선 루나2호를 달에 충돌시킴으로써 지구에서 달까지 발사체를 보내는 시험에 성공한 것이다.

러시아에 우주선 발사의 선수를 빼앗긴 미국은 비장한 각오를 다졌다. 1961년 케네디 당시 미 대통령은 추진중이던 무인 달 탐사 레인저 프로젝트와 유인탐사 머큐리 프로젝트를 접목, 아폴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총 30여회의 인공위성 발사를 거쳐 마침내 아폴로 11호의 역사적인 달 착륙이 이뤄졌다.

■ 달에서 알아낸 지구의 유아기

사람들이 달 착륙에 환호하는 사이 달 과학자들은 신중하게 준비한 관측장비를 설치하고 381.5㎏의 월석을 채취해 귀환했다. 달에서 직접 가져온 월석 분석은 망원경이나 무인우주선만으로는 알 수 없었던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다. 가장 중요하고도 흥미로운 것은 태양계가 어떻게 생성되었는가 하는 사실이다.

지구와 달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태양계가 생성된 초기에 화성 크기의 미행성(微行星·원시 태양계에 존재했던 태양계 천체)이 지구와 충돌, 두 핵이 합쳐져서 현재의 지구가 되었고 그 나머지가 다시 뭉쳐져서 달이 되었다는 가설이 힘을 얻고 있다.

월석의 산소 동위원소를 분석한 결과 지구의 암석과 똑같지만, 화성이나 다른 소행성으로부터 온 운석과는 다르다는 사실이 이 가설을 뒷받침한다.

갈릴레오는 그의 망원경으로 달의 표면이 울퉁불퉁한 것을 보았는데, 이는 무수히 많은 운석 충돌의 흔적이다. 이러한 흔적은 오래 전 지질활동을 멈춘 달에서만 유독 잘 보존되어 있기 때문에 달 생성 이후의 초기 태양계 역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된다.

행성이 만들어지고 난 부스러기 소천체들은 일부는 태양계 외곽으로 밀려나고 일부는 안쪽으로 날아와 지구와 달에 충돌했다.

현재 이러한 충돌이 태양계 생성 이후 꾸준히 줄었다는 가설과, 38억년 전 집중적으로 충돌이 일어난 뒤 급감했다는 가설이 맞서 있는데 달의 운석구에서 더 많은 샘플을 채취하고 사진을 분석하면 어느쪽이 맞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한편 아폴로가 달 표면에 설치한 지진계는 달에도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달 표면에서는 큰 지진이 드물지만 깊은 내부에서는 미세한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데 이는 지구와의 조석작용에 의한 것이다. 조석력의 영향으로 지구-달 거리가 매년 3.8cm씩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도 달 레이저 반사경을 통하여 알게 되었다.

■ 달에서 물을 찾아라

최근 화성에서 물의 존재가 밝혀지면서 물은 우리 태양계의 새로운 화두로 각광받고 있다. 달에는 물이 있을까? 큰 충돌로 생성된 달은 초기 고온상태여서 물이 존재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나중에 혜성이 달에 충돌하면서 그 속에 포함된 물이 달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대부분의 물은 태양열 때문에 증발되어 없어지겠지만 한번도 태양빛을 받지 못하는 극지역에 물이 유입되면 지금까지 얼음으로 존재할 수 있다. 어떤 학자들은 지구에 풍부한 물이 존재하는 것도 혜성의 충돌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예산 문제로 아폴로의 모든 달 관측 장비의 전원이 내려진 1977년부터 17년이 지나서 클레멘타인이라는 미국의 소형 위성이 달의 극 지역에 물이 존재할 가능성을 보고하였다.

이는 부정확한 자료로 판명났지만 4년 뒤 루나 프로스펙트호는 더욱 신빙성 높은 자료를 전송했다. 한껏 고무된 나사는 올해 4월 달정찰위성(LRO)을 발사, 8월에는 달의 극 지역에 2톤에 달하는 충돌체를 떨어뜨려 땅속에 얼어있을 물이 분출되는지를 조사할 계획이다.

만약 달에서 채취 가능한 물이 발견된다면, 유ㆍ무인 우주탐사에 필요한 발사체의 무게를 줄이는 데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예측된다. 물은 식수는 물론 식물의 성장에 꼭 필요할 뿐 아니라, 여기서 수소와 산소를 얻어서 공기나 발사체의 추진제 등으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 더 먼 우주를 향해

최근 일본과 중국, 인도 등은 잇따라 달 탐사위성을 발사했고 미국은 우주인이 상주할 유인기지를 설립할 계획이다. 아폴로 프로젝트 이후 잊혀졌던 달이 다시 주목을 끄는 이유로는 헬륨3 같은 미래 에너지원을 채취할 수 있다는 경제적 가치가 꼽히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달 자원은 수소와 표토(表土)일 것이다. 산소가 풍부한 달의 표토와 달의 극지에 존재하는 수소는 우주탐사에 필수적인 유용 자원이다. 결국 달을 넘어 화성에 우주인을 보내고, 더 먼 미래에 태양계를 넘어 다른 행성계를 개척하겠다는 인류의 미래를 향한 첫걸음이 바로 달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미래의 가치는 단순한 물질 채취를 넘어, 신비한 우주를 이해하고 그 지식을 스스로의 운명에 적용할 줄 아는 인류의 능력일 것이다. 운송수단의 기술 확보만큼 중요한 것은 우주탐사의 미래가치를 어디에 둘 것인지 고민하는 일이다.

최영준·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

■ 항우연 2025년 탐사계획 구체화 "쌍둥이 달 탐사선 보낸다"

2007년 정부가 발표한 우주개발 로드맵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20년 달 궤도를 돌 탐사선을 보내고 2025년에는 달에 착륙할 탐사선을 보낸다.

항공우주연구원은 이 로드맵에 대한 구체안으로 최근 550㎏급 소형 탐사선 2기를 달에 보내, 하나는 달 착륙 후 샘플을 채취하고 하나는 달 궤도에서 샘플을 넘겨받아 귀환한다는 독특한 고유임무를 제시했다.

과거 러시아가 달에 보내 샘플을 채취하고 귀환한 달 탐사선(루나16호 등)이 5톤급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분의 1밖에 안 되는 소형인데다가, 달 궤도에서 2개의 탐사선이 도킹하고 지구 재진입을 추진한다는 것은 어느 선진국도 하지 않은 시도이다.

항우연이 검토한 안에 따르면 달 착륙선은 달 표면에서 샘플을 채취해서 다시 이륙할 상승모듈이 포함되며, 달 궤도선은 착륙하지 않고 달을 돌고 있다가 샘플 채취 후 이륙한 상승모듈과 도킹해 샘플을 넘겨받은 뒤 지구로 재진입한다.

이 쌍둥이 탐사선 발사는 2025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항우연 이상률 위성연구본부장은 "이 참신한 아이디어에 외국이 벌써 관심을 보이고 있어 정부가 추진할 경우 국제협력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탐사선은 각 550㎏ 규모이지만 연료를 빼면 달 궤도선은 340㎏, 달 착륙선은 연료가 더 많이 필요해 160㎏ 정도여야 한다. 지구로 돌아와야 할 달 궤도선의 연료량(210㎏)이 귀환할 필요가 없는 달 착륙선의 연료량(390㎏)보다 적은 것은 왜일까.

착륙선은 달에 사뿐히 내려앉기 위해 연료가 상당히 드는 반면, 달에서 지구를 향해 추진할 때에는 달의 중력이 작아서 훨씬 적은 연료가 들기 때문이다. 이 본부장은 "달에서 지구로 올 때는 지구에서 달까지 가는 연료량의 30%밖에 안 들지만 달 착륙시에는 60~70%의 연료가 든다"고 설명했다.

착륙선과 귀환선의 2개 탐사선을 보낸다는 아이디어는 2017년까지 우리가 개발할 발사체 KSLV2(300톤급)의 규모를 감안한 최선의 선택이다.

이 정도 발사체로 달까지 가려면 탐사선 무게를 극도로 제한해야 하고 그래서 귀환할 연료까지 담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항우연은 오히려 정밀한 도킹기술과 소형화기술 등을 개발하고 저비용으로 달 탐사를 가능케 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아폴로 프로젝트는 큰 모험이었지만 대단한 결과를 낳았다. 국민적 자긍심이 치솟고 우주개발의 주도권을 잡았을 뿐 아니라, 사람을 달에 보내기 위해 강화된 교육과 개발된 기술은 두고두고 미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그 기회가 이제 우리에게 오고 있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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