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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획/ 목타는 겨울 가뭄… 지방은 지금 '물과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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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획/ 목타는 겨울 가뭄… 지방은 지금 '물과의 전쟁'

입력
2009.01.21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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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등처럼 저수지의 바닥이 갈라지고 마늘, 파 등 밭 작물이 누렇게 말라가고 있다. 주민들이 먹을 물이 없어 비상급수를 해야 하는 지역이 속출하는 등 전국이 겨울 가뭄으로 심각한 물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강원도 태백시에서는 "전쟁 난 거와 다를 바가 없다" "식수는 사서 먹기라도 하지만 생활에 필요한 물이 없으니 불편해 살 수가 없다" 며 물이 나오지 않는 아파트 주민들의 원성이 높다.

태백시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낙동강의 발원지인 황지연못에서 비상급수차에 취수를 시작했다. 영천, 안동, 봉화 등 경북 14개 시군은 지난해 가을부터 지속된 가뭄으로 물부족에 시달려왔다. 일부 지역에서는 수돗물도 제한 급수를 하고 급수차로 물을 배급받고 있다.

이처럼 극심한 겨울 가뭄의 원인은 일차적으로 작년 9월부터 많은 비가 오지 않고 태풍도 없었던 날씨 탓에 강수량이 평년 수준에 훨씬 미치지 못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245㎜로 적은 편이 아니다. 문제는 강수량의 3분의 2가 여름 장마철과 태풍기간에 집중되고 이 시기에 물을 가둘 수 있는 저장 그릇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올해 초 전국 22개 시·군의 2만7282가구가 제한급수를 받고 있고 15개 시·군 3795가구는 차량 운반급수를 통해 마실 물을 해결하고 있다.

이 같은 식수 부족은 가뭄이 장기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15개 다목적 댐의 저수율은 1년 전의 67%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우리나라 국민의 물 이용량은 계속 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다목적댐과 용수전용댐, 농업용 저수지에 물을 최대한도까지 가둔다고 하더라도 8억t이 부족하다고 한다.

가뭄의 근본적인 문제는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한 데서 찾아야 한다.

비가 조금만 많이 오면 홍수를, 오지 않으면 가뭄을 겪는 것이 우리 현실이다. 특히 환경문제가 대두되면서부터는 댐 조차 제대로 짓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착공된 댐은 3개에 지나지 않으며 저수량은 고작 1억3000만t, 소양강댐의 22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댐 하나 건설하는데 10년이 소요됨을 감안할 때 지금부터 서두른다 하더라도 10년 뒤에나 혜택을 보게 된다.

당장 올 봄까지 비가 오지 않는다면 그로 인한 사태는 생각하기조차 끔찍하다.

무조건 댐을 건설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그렇다고 환경보호를 위해 효율적인 개발을 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이다. 이번 겨울 가뭄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환경단체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단기 대처도 필요하겠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수자원 관리에 대한 혜안을 찾아야 할 때이다.

사진·글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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