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채팅에서 만난 남성들에게 "섬에 있는 티켓다방으로 팔려갈지 모른다. 탈출하게 택시비 좀 부쳐달라"고 속여 수천만원을 뜯어낸 '사이버 앵벌이' 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2006년 11월 집이 없어서 가족들을 데리고 여수지역 여관을 전전하던 이모(33)씨는 부인 박모(20)씨에게 "인터넷 채팅을 통해 어려운 가정 사정을 이야기하고 도움을 받자"고 제안했다. 당시 1살짜리 아들을 둔 이씨 부부는 생활고 때문에 여관을 돌아다니며 생활해왔다.
이씨는 부인 명의로 채팅 사이트에 가입한 뒤 채팅 상대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돈을 구걸을 했지만 "거짓말하지 말라"며 비웃음만 샀다. 자신들의 궁핍한 생활만으로는 동정심을 유발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이씨 부부는 인신매매 위기상황을 꾸며 다시 구걸에 나섰다.
박씨는 남편과 짜고 "다방에서 일하는데 섬지역 티켓다방에 팔려가게 됐다. 탈출하게끔 택시비를 빌려주면 당신을 찾아가겠다"고 속여 최근까지 채팅 남성 329명으로부터 7,200만원을 뜯어냈다.
그러나 이들 부부의 사기행각은 지난해 12월 한 채팅 남성이 박씨에게 30만원을 부친 뒤 "박씨가 실제 불법 티켓다방 업주에게 붙잡힌 것 같다"며 경찰에 알리면서 들통이 났다. 전남 여수경찰서는 20일 이씨에 대해 상습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박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여수=안경호 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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