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는 져가는데 갈 길은 멀다.'
이란과의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4차전(2월 11일ㆍ테헤란)을 준비하는 허정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마음이 이와 같다.
허 감독은 제주도 전지훈련에서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수 차례에 걸쳐 이란전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음을 강조했다.
제주도 전지훈련에 나서며 '실전 중심'으로 훈련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최근 세트 피스 상황에서의 전술 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대표팀은 20일 오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1시간 30분여에 걸쳐 진행한 훈련에서도 프리킥 상황에서의 득점력을 가다듬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일부 선수들은 허 감독의 이러한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허 감독은 19일 인터뷰에서 "소집 전 철저한 컨디션 관리를 주문했지만 일부 선수들은 휴식 기간 동안 몸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는 선수들은 '이란전 전력 외'로 구분하겠다고 못박았다.
자신이 요구하는 최소한의 수준조차 따라오지 못하는 선수들은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분명한 의사 표현이었다.
허 감독은 이어 20일 오전 훈련에 앞서서도 선수들에게 "자투리 시간도 헛되이 보내지 말라"며 훈련 기간 동안 대표팀으로서 사명감과 책임감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허 감독은 이날 훈련에 앞서 이례적으로 그라운드에 선수단을 모아놓고 10여분에 걸쳐 개인적인 준비를 철저히 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허 감독은 "숙소에서 쉬는 시간을 그냥 보내지 말고 전지훈련에서 자신이 뛴 연습 경기 비디오를 분석하며 스스로 모자란 부분을 보완할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력하고 준비하는 자세를 갖지 못하는 이에게 기회는 결코 돌아오지 않는다는 경고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셈이다. 또 비록 연습 경기지만 모든 선수들이 뛰는 장면이 비디오에 담겨져 코칭스태프에게 전달되고 있으니 '연습 경기는 대충 때우자'는 식의 안이한 자세로는 대표팀에서 생존할 수 없다는 경고의 메시지일 수도 있다.
서귀포=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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