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t down, please!"
5살 남짓한 어린아이 3명이 수업에 집중하지 못한 채 이리 저리 뛰어 다니자 한 도서관 사서가 손짓과 함께 영어로 앉으라고 말한다. 어린이들은 이내 조용히 앉아 작은 무릎 위에 영어 그림책을 펴고 읽기 시작한다.
영어책도 마음껏 읽고 장난감까지 빌려갈 수 있는 어린이를 위한 전용공간이 서울 마포구 도화동에 들어섰다. 1층에는 장난감 대여점, 2층에는 어린이 영어도서관이 각각 있는 '어린이 복합청사'가 29일 개관을 앞두고 현재 시범 운영에 한창이다.
지하 1층 지상 4층의 이 건물은 원래 옛 도화1동 청사로 2007년 도화1동과 도화2동이 통합되면서 남은 건물을 재단장한 것이다. 공사비는 1억원이 소요됐다. 어린이영어도서관(2층)과 어린이 취미교실(3,4층)이 조성되고 임시 휴점했던 장난감대여점(지하1층, 지상1층)도 다시 문을 열었다.
특히 주민자치센터로 이용되던 2층 공간은 관내 어린이들에게 양질의 영어 교육환경을 저렴하게 제공하기 위한 어린이영어도서관으로 탈바꿈했다. 어른의 허리 높이에 머무는 낮은 책장들, 책 읽는 방 등이 파랗고 노란색 등 형형색색으로 꾸며져 동심을 자극한다.
도서관에는 약 5,000권의 영어도서가 철학, 사회과학, 문학 등 주제별로 체계적으로 채워졌다. 차수진 관장은 "미국의 국립초등학교 필독 도서 목록과 어워드 수상작 목록 등을 참고해 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영어책들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자유롭게 무료 열람도 가능하다.
영어전문 사서가 늘 아이들과 함께 하며 책 선택 등 영어독서 가이드를 해주는 것도 이 곳의 장점이다. 가능하면 도서관 내에서는 영어로 소통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2개의 스터디룸에서는 미취학 어린이를 대상으로 미술, 음악활동과 연계한 원어민의 책 읽어주기 강좌가 진행된다. 이와 함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토론, 표현연극 등 다양한 영어독서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이용료는 월 2만~3만원 정도다.
마포구 관계자는 "단발성 영어교육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책을 통해 인성교육까지 같이 할 수 있도록 영어도서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무료 열람이 가능한 도서관은 평일 오전10시~오후7시, 토요일은 오전10시~오후4시 각각 운영된다.
2층에서 영어의 세계에 빠져있다가 1층으로 내려오면 실내에서 탈 수 있는 미니 자동차와 오토바이 등 갖가지 대형 장난감들이 어린이들을 기다린다. 7세이하 대상으로 운영되는 장난감대여점은 블록, 미끄럼틀 등 총 215종, 1,900여 점의 장난감을 보유하고 있다. 연회비 1만원을 내면 언제든지 두 점의 장난감을 2주 간 대여할 수 있다.
구는 앞으로 어린이영어도서관과 장난감 대여점을 연계한 영어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신영섭 마포구청장은 "주민편익시설을 새로 짓는 대신 남은 유휴청사를 활용해 어린이를 위한 공공시설로 리모델링했다"면서 "시설을 이용하면 자녀를 가진 부모들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는 사교육비와 보육료 등의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02)3153-8314
김종한 기자 tellme@hk.co.kr
장재원 인턴기자(이화여대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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