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월화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안방극장을 질주하고 있다. 최근 전파를 탄 13일 방송분 시청률은 17.7%(AGB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 '에덴의 동쪽'(28.6%)이라는 최강자와 맞붙어 얻어낸 좋은 성적이다.
18일 재방송 시청률도 이례적으로 11.8%에 달했다. 1992년 일본 만화 잡지에서 첫 꽃을 피우고 일본과 대만서 영화와 드라마 등으로 무한 증식해온 '꽃보다 남자' 신드롬이 국내에도 본격 상륙한 것이다.
신드롬은 브라운관에 그치지 않고 있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일본, 대만판 드라마과 비교해 우열을 따지는 '꽃남 삼국지'가 온라인을 뜨겁게 하고 있다. 인터넷 '꽃남' 카페 매니저 등 자칭 '꽃남 폐인'들의 목소리를 통해 동아시아 삼국 '꽃남'의 장단점을 따졌다.
■ "구혜선이 너무 예뻐 아쉽다"
재벌가 안하무인 도련님과 잡초처럼 자란 서민 소녀가 티격태격 다툼 끝에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 '꽃남'의 이야기 뼈대다. 두 청춘남녀의 사랑이 원동력처럼 보이지만 이 드라마의 실제 중심은 'F4'라 불리는 수려한 외모의 남자 주인공 4명이다. 소녀를 사이에 두고 이들이 벌이는 애정행각이 드라마를 전진시킨다.
'꽃남 폐인'들은 한국판의 소녀 금잔디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금잔디를 연기하는 구혜선이 "못 생겼다"며 타박을 수시로 받는 원작 만화 주인공과 달리 너무 예쁘다는 것.
그만큼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지적과 판타지성을 강화했다는 주장이 엇갈린다. 대신 "일본과 대만판에선 여자 주인공의 서민적 느낌이 강해 드라마의 현실성도 높았다"는 평가다.
F4의 역할 분담의 적정함에 대해 '꽃남 폐인'들은 대만판에 호의적이었다. "원작과 유사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일본판에 대해선 "배우들의 연기력이 좋다"는 호평이 많다,
■ 영상미와 OST는 일본이 우위
뽀샤시한 미소년들이 출연하는 드라마인 만큼 삼국 '꽃남'의 영상미도 자주 거론되는 평가 잣대. 폐인들이 한국판 영상미에 주는 점수는 짠 편이다. "컴퓨터그래픽과 색보정이 좋지 않다"는 비판이 주류. 그러나 "영상이 부드럽고 CG사용량이 적어 더 현실적이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영상미에선 일본판이 "화면에서 특별히 모자란 점을 찾기 힘들다"는 가장 우호적인 평을 받았다. 대만판은 "8년 전 드라마 원조로서 봐줄 만한 화질이다"는 동정어린 평가가 따랐다.
'꽃남'의 주요 매력 포인트인 OST에서도 한국판 선호도는 낮았다. "기존 드라마에 쓰였던 음악이 재탕 되고 있다", "그룹 SS501의 노래 '내 머리가 나빠서'도 좀 튀는 느낌이다"는 비판이 많았다.
반면 일본 인기그룹 아라시의 노래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본판과 남자주인공 네 명이 드라마 출연 후 따로 F4라는 그룹을 결성할 정도로 가창력을 자랑한 대만판 OST의 인기가 높았다.
■ '꽃미남 지수'는 한국이 월등
남자 출연진의 꽃미남 지수에 대해선 한국판에 대한 지지도가 월등히 높았다. "한국판은 캐스팅을 너무 예쁜 배우 위주로 했다는 느낌이 확 다가온다.
남자배우들을 보는 즐거움은 한국판이 탁월하다", "대만 'F4'는 보자마자 실망했고, 일본판에선 딱히 멋있는 사람이 없었지만 한국판 배우들은 더 어리고 비주얼에서 앞선다", "캐스팅을 보자마자 원작 만화보다 좀 더 멋진 사람들이 나온다고 느꼈다" 등 호의적 평가가 대세다.
그룹 아라시의 멤버 마츠모토 준과 오구리 ?? 등을 내세운 일본판의 꽃미남 평가도 호의적이었다. "인물들이 잘 생기기도 했지만 맡은 역할과도 잘 어울려 좀 더 멋져보였다"는 평가다.
꽃미남 지수에서 가장 평판이 좋지 않았던 쪽은 대만판. "잘 생기긴 했지만 꽃미남이라고 하기엔 거리감이 느껴진다'"는 게 '꽃남 폐인'의 주된 여론이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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