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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굴비에 영광은 없었다/ 법성포 사업단 회원이 중국산을 속여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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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굴비에 영광은 없었다/ 법성포 사업단 회원이 중국산을 속여 판매

입력
2009.01.20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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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굴비'의 산지인 전남 영광군 법성면 법성포가 중국산 '짝퉁 굴비'로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다. 설을 앞두고 최근 한 방송 시사고발 프로그램이 "영광굴비가 중국산 수입 조기를 가공한 것"이라는 내용을 방송한 이후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영광지역 '짝퉁 굴비' 가공ㆍ판매업자들이 잇따라 적발되면서 굴비 가공업체들의 매출이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달 들어 중국산 조기를 국산으로 속여 팔다가 경찰과 세관에 적발된 업자는 모두 4명. 19일 목포해양경찰서에 입건된 영광군 홍농읍 A수산 김모(38)씨는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산 냉동조기 460톤(시가 18억원 상당)을 사들인 뒤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표기해 대형 마트 등에 유통시켜왔다.

특히 김씨는 영광굴비만을 가공ㆍ판매한다는 407개 업체들로 구성된 '영광 법성포굴비 특품사업단' 회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15일 광주세관에 적발된 업체 3곳도 법성포 등 영광지역 업체들로, 이 중 1곳은 특품사업단 준회원 업체였다.

이 때문에 영광굴비의 신뢰도가 추락해 법성포지역 굴비 판매업체들에는 설 선물용 주문 취소와 반품이 쏟아지고 있다. 특품사업단 관계자는 "작년 설 때 전체 회원업체 매출액이 3,500억원 가까이 됐는데 올해는 짝퉁 굴비 사태로 2,000억원을 밑돌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영광지역 굴비 업자들은 중국산 조기의 영광굴비 둔갑을 알고도 쉬쉬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 매년 설 명절 등 수요가 폭증하는 기간에 국내산 조기를 구하기 힘들어 영광은 물론 타 지역에서도 중국산을 국산으로 속여 파는 행위가 끊이지 않았다.

1993년 '영광굴비특품사업단'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던 특품사업단이 97년 '법성포'라는 지역 이름을 집어 넣고 포장박스 디자인을 특화한 것도 이 같은 짝퉁굴비 유통을 막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특품사업단 소속 회원이 짝퉁굴비를 가공ㆍ판매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영광굴비 명예회복을 위한 자정노력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영광=안경호 기자 k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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