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2기 경제팀이 가야 할 길은 분명하다. '경제 살리기'이외에 다른 미션은 생각할 수도 없다.
기획재정부 장관-금융위원장-청와대 경제수석 등 경제사령탑의 전면 교체는 '여기서 강만수 재정부 장관 등 1기 경제팀의 임무를 일단락하고 비상경제정부 체제로 가겠다'는 메시지. 일단 '7% 성장 드라이브'에 브레이크를 걸고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경제부터 살리고 보겠다는 것이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도 19일 개각의 성격을 "시급한 국가적 과제인 '경제 살리기'를 위한 경제팀 개편"이라고 설명해 이 같은 분석을 확인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진동수 금융위원장-윤진식 청와대 경제수석 내정자의 3각편대로 짜여진 2기 경제팀은 강만수 경제팀과는 컬러가 완전히 다르다. 모두 '금융통'으로 뼈가 굵은 모피아(재무부 출신 경제관료)라는 점에서 강만수 경제팀과 비교해 경제위기 돌파를 위한 해법에서도 미세하게나마 정책적 무게중심 이동이 예상된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강만수 경제팀이 경기 부양에 중점을 두고 위기를 돌파하려는 경향이었다면, 2기 경제팀은 구조조정에 전문성을 갖고 무게를 실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강만수 경제팀에 가장 많은 비판이 쏟아졌던 '시장의 신뢰 회복'은 2기 경제팀의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2기 경제팀에 대해서는 내부 불협화음으로 시장에 혼선을 끼치는 부작용은 크게 우려되지 않는다고 평가하고 있다. 1
기 경제팀이 재정부(강 장관)-학자(전광우 금융위원장)-경제기획원(박병원 경제수석) 등 서로 다른 출신성분으로 인한 벽을 극복하지 못한 반면, 2기 경제팀은 모두 모피아 선후배로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시장에 일관된 목소리를 내고 일사분란하게 정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특히 윤 장관 후보자가 분명한 소신과 리더십을 갖고 경제팀 내부와 시장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MB노믹스의 기조 자체가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 참여정부 시절 금융감독위원장(윤증현) 산업자원부 장관(윤진식) 등으로 중용되기도 했지만, 윤 장관 후보자는 '금산분리' 원칙에 반대하는 등 2기 경제팀이 기본적으로는 MB정부의 경제철학을 공유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강 장관과 마찬가지로 외환위기 당시 윤증현 장관 후보자가 재경원 금융정책실장을 지내는 등 모두 핵심 실무라인에 있었다는 과거도 계속 따라다니고 있다.
일각에선 모피아의 부활에 '관치'의 부활도 우려하고 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윤증현 장관 후보자는 과거에 시장과 소통하고 호흡했다기 보다는 통제하고 좌우하는 스타일이었다"며 "금융시장을 지나치게 간섭하고 짓누르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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