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20일 정식 취임하면서 주식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을 끌고 있다. 실적 악화 등으로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오바마의 취임이 호재임에 틀림없는 분위기이고 '오바마 수혜주'가 뜰 가능성은 높지만 무턱대고 달려들어서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앙코르 오바마 효과는 가능할까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이 시장에서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할 지를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소 엇갈린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기대 심리는 실제 이벤트가 일어난 이후 빠르게 잦아드는 경향이 있다"며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취임하고 8,250억 달러(세금 감면 2,750억 달러, 고용 창출 5,000억 달러)가 들어가는 경기 부양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오히려 증시에는 마이너스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정부가 금융회사와 제조업체의 부실을 돈으로 채우는 정책을 펴고 있지만 더 이상 강한 정책을 내놓을 게 없는데다 이미 내놓은 정책도 실물 경기에 반영되려면 빨라도 올해 하반기다. 특히 실적 시즌을 맞아 미국 금융 회사들과 국내 주요 기업의 성적표가 나쁘다는 점이 오바마 효과를 상쇄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서정광 LI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오바마 취임으로 경기 부양 법안의 의회 통과 등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질 수 있어 주가 상승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국내 증시에도 단기적으로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LIG투자증권에 따르면 1969년 이후 미 대통령 취임 후 100일 동안 주가가 10번 중 6번 상승했다. 실제 지난 주말 미국 씨티그룹이 2008년 4분기 82억9,000만 달러 손실이라는 최악의 실적을 내놓았음에도 다우지수가 0.84% 오른 것도 오바마 취임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 부양 법안이 2주 후 의회에서 논의할 예정인데다 시장에서 정부 정책을 신뢰하기 때문에 오바마 효과가 다시 한 번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수혜주는 누가 될까
친 환경, 헬스케어,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주들이 오바마 수혜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오바마 대통령 당선 직후부터 호조를 보여왔지만 취임과 함께 '앙코르 오바마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증권사들 역시 관련 종목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삼성SDI, LG화학, 소디프신소재, 주성엔지니어링 등은 사업 분야 중 에너지 저장 기술에 있어 녹색 에너지 시대를 열어갈 것으로 평가 받는 2차 전지 사업으로 뜨고 있다. 2차 전지는 오바마의 친환경자동차산업 육성에 힘 입어 하이브리드카 시장의 중ㆍ장기 성장성에 따른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화학공업 산업플랜트 및 각종 환경시설 건설을 주 사업 분야로 하는 삼성엔지니어링은 SOC 투자 확대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초고압변압기, 풍력 발전에 강점을 지닌 효성, 원자력 발전소, 제철소 건설에 전문성을 지닌 범우이엔지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생명공학 선두주자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생물의약품 복제) 한미약품ㆍ한화석유화학 등도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단 전문가들은 알맹이가 있는 진짜 수혜주와 겉만 수혜주인 '쭉정이'를 골라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실적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종목과 그렇지 못한 종목을 구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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