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20ㆍ서울)에게 이제 '허정무호의 심장'이라는 별명을 붙여도 전혀 모자람이 없을 듯 하다.
지난해 '한국 축구 세대 교체의 기수'로 떠오른 기성용은 새해 들어 대표팀에서의 중추적 입지를 더욱 확실히 하고 있다. '허정무호'가 지난 10일 제주도 전지훈련을 시작한 후 가장 꾸준한 활약을 펼치는 이가 기성용이다.
지난 11일 '셔틀 런'을 통한 체력 측정에서 가장 좋은 기록을 남긴 기성용은 대표팀이 본격적인 '실전 모드'로 접어든 2주차 훈련에서는 날카로운 패스워크와 공간 활용 능력으로 대표팀 공격의 '산소 탱크' 노릇을 해내고 있다.
기성용의 진가는 19일 오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숭실대와의 연습 경기에서 확인됐다. 지난 주 두 차례 연습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체면을 구긴 대표팀은 이날 정예 멤버로 나섰지만 전반 중반까지 조직력이 흔들리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중원 사령관 기성용은 '군계일학'의 활약으로 대표팀이 4-0 대승을 거두는데 결정적인 몫을 해냈다.
기성용은 전반 36분 왼쪽 측면 골라인 부근으로 흐르는 볼을 살려낸 후 골에어리어 정면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이정수(수원)의 머리에 맞고 흐른 것을 이청용(서울)이 오른발로 마무리, 선제골을 터트렸다. 이어 전반 41분에는 왼쪽 코너킥 찬스에서 정확한 크로스로 이근호(대구)의 헤딩골을 어시스트했다.
기성용은 후반 들어서도 양쪽 측면까지 광범위하게 움직이며 대표팀 공격을 주도했고 후반 4분 오른 측면으로 파고든 후 기가 막힌 크로스를 올렸지만 정성훈(부산)의 다이빙 헤딩슛이 골포스트에 맞는데 그치며 어시스트를 추가할 기회를 놓쳤다.
대표팀은 후반 11분 이청용, 후반 27분 이근호의 추가골로 4-0 대승을 거뒀고 기성용은 후반 16분 하대성(대구)과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기성용은 이날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완벽히 해냈을 뿐 아니라 세트 피스 상황에서도 예리한 킥을 선보여 '허정무호 공격 중추'로 변함없는 활약을 예고했다.
기성용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팬들의 기대가 높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란전을 앞두고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 올해는 월드컵 최종 예선, 청소년 월드컵 뿐 아니라 소속팀에서도 중요한 경기가 많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한해가 될 것"이라며 기축년을 맞는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서귀포=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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