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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그림·술자리 로비의혹 그냥 넘어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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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그림·술자리 로비의혹 그냥 넘어가나

입력
2009.01.20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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굼뜨게 진행되던 개각이 신속하게 이뤄진 데는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그림 로비''골프 로비'의혹영향이 컸다. 그러나 정작 두 의혹에 대한 실체 규명은 권력기관장 교체와 개각에 밀려나는 듯한 분위기다. 개각에 편승해 두 의혹을 유야무야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전군표 전 국세청장 부인의 폭로, 이명박 대통령 형제 주변 인사들과 한 전 청장의 부적절한 골프ㆍ술자리 회동이 알려진 지 1주일이 지났는데도 검찰은 팔짱만 끼고 있다. 충분히 인지(認知) 수사가 가능한데도 적극적인 수사 움직임은 지금까지 감지되지 않고 있다.

한 전 청장의 골프ㆍ술자리 회동에는 이 대통령의 손윗동서와 수십년 지기는 물론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측근 등이 참석했다. 검찰이 등장 인물들의 비중 때문에 수사를 주저한다고 믿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청와대의 내사결과 통보 등 형식주의에 매달려 시간을 지체하면 지나치게 권력의 눈치를 본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을 검찰은 알아야 한다.

공무에 바쁜 국세청장이 교체설과 개각설이 파다한 시점에 대통령 형제 주변 인사들과 골프를 치고 술자리를 함께 했다면 목적은 분명할 것이다. 기업인, 병원장 등 포항ㆍ대구 지역 인사들도 국세청장과 간부들에게 여러 애로사항을 전달했을 수 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회동이었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국민들은 대통령 주변 인사들과 국세청장의 부적절한 만남에 심한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검찰은 철저하고도 신속한 수사로 모임의 성격과 대화 내용, 위법 행위 유무 등을 밝혀 대통령 주변 인사들이 권력화하거나 공직자들이 이들 주변을 기웃거리지 못하도록 미연에 방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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