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유동성 불안이 다시금 엄습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올들어 11일 거래일 만에 100원가량 폭등했다. 조금씩 해빙 조짐을 보이던 해외 달러 차입도 얼어붙고 있다. 올들어 원-달러환율 상승 폭은 주요국 가운데 가장 크다. 지난 한 해 상승폭(323원)의 3분의 1에 육박했다.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가 최근 한국 10개 은행의 신용등급 하향조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한 것도 악재가 되고 있다.
외환시장 불안이 재연되는 것은 미국 정부가 실적 악화와 부실 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은행 등 대형 상업은행들에 공적 자금을 추가 투입키로 하면서 2차 금융 위기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금융회사들이 연말 이후 국내 은행들에게 조금씩 풀기 시작하던 달러 공급 파이프라인을 다시금 조이면서 외환시장이 불안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에서 빌린 외화 정책자금 중 167억 달러를 2월에 갚아야 하는 시중은행들로선 다급한 처지에 몰린 셈이다. 정부가 한ㆍ미 통화스와프 체결에 이어 지난해 12월 중국 일본과의 통화 스와프 규모를 각각 300억 달러로 확대한 것을 계기로 고비를 넘겼다고 선언한 지 한 달 만에 외환시장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통화당국은 제2의 달러부족 사태가 재연되지 않도록 선제적이고, 다각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단기적으론 시중은행들이 상환해야 할 정책자금의 만기를 연장해줘 달러 부족 문제를 조기에 불식해야 한다. 은행들은 금융위기 이후 정부와 한은으로부터 총 510억 달러를 수혈 받은 바 있다. 4월로 예정된 한미 통화스와프 계약 시한도 연장하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와 함께 정부와 국책은행은 해외 IR을 강화해 달러를 직접 조달하는 데 힘써야 한다. 제2의 금융위기가 우리나라에 전염되지 않도록 달러 곳간을 최대한 확충해야 하기 때문이다. 부실기업 구조조정도 서둘러 시장불안을 조기에 잠재워야 한다. 그래야 부진한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 시각이 싸늘한 해외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해소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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