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천성 인사'에 반발해 사표를 낸 박영관(57) 제주지검장이 퇴임 자리에서 '권력자의 겸손'을 강조하면서 이명박 정권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박 지검장은 16일 오전 퇴임식에서 "로마제국 시절 군중들이 개선장군을 환호하자 한 노예가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를 외쳤다는 일화가 문득 생각난다"며 "모든 것은 변하니 겸손하고 교만하지 말라는 뜻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를 비롯해 권력을 행사하는 모든 이들에게 '메멘토 모리'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는 말로 현 정권을 겨냥했다.
25년 간의 검사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 데 대한 진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박 지검장은 "언젠가는 물러날 것이라 생각했지만 이렇게 칼바람 부는 겨울에 나갈 줄은 몰랐다"며 "사람 일은 이렇듯 한치 앞도 모르는데 어리석고 자만했던 것 같다"고 씁쓸해 했다. 사시 23회 출신인 박 지검장은 13일 검사장급 인사에서 대전지검 차장검사로 발령이 나자 곧바로 사표를 냈다.
한편 법무부는 박 지검장 등 검사장급 4명의 추가 사표 제출에 따른 후속 조치로 사시 26회 출신 4명을 검사장급으로 추가 승진시켰다.
정동민(49ㆍ부산) 서울동부지검 차장이 광주지검 차장으로, 박청수(51ㆍ경북) 서울남부지검 차장이 대전지검 차장으로, 이득홍(47ㆍ대구) 서울북부지검 차장이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이건리(46ㆍ전남) 전주지검 차장이 서울고검 송무부장으로 각각 보임됐다.
이로써 올해 검사장급 승진자는 모두 10명이 됐다. 각 지검 차장검사와 부장검사 등 중간 간부 인사는 다음주 초 실시될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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