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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기관장 인사/ 한덕수 주미대사 '다목적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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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기관장 인사/ 한덕수 주미대사 '다목적 카드'

입력
2009.01.1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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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주미 대사 내정자는 관운으로 치면 한국에서 세 손가락에 꼽힐 수 있을 정도로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YS정부 때 통상산업부 차관으로 정무직에 오른 뒤 DJ정부에서 통상교섭본부장, 청와대 정책기획수석과 경제수석,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 경제부총리, 국무총리를 역임한 데 이어 현 정부에서 ‘외교의 꽃’인 주미대사를 맡게 됐다.

네 정권에 걸친 이력 때문에 처세의 달인이라는 비평도 있지만, 그만큼 정치색이 없고 자기가 맡은 일은 철저히 해내는 능력의 소유자이기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그가 경제부총리 시절 “토끼는 한 평의 풀밭으로 만족하겠지만 사자는 넓은 초원이 필요하다”며 개방론을 역설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주도했다는 점, 미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영어실력과 경제 이론도 겸비한 점 등이 인선 이유일 수 있다.

그럼에도 전 정권에서 승승장구한 한 전 총리를 기용한 것은 의외이자 어색하기까지 하다. 전 정권 인사라는 이유로 김성호 국정원장을 경질하고 촛불시위 때 악역을 자임했던 어청수 경찰청장도 물러나게 한 점을 감안하면, 한 전 총리의 기용에는 또 다른 정치적 고려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우선 지역안배다. 원세훈 국정원장 후보자는 경북 영주, 김석기 경찰청장 후보자는 경북 영일 출신으로 권력기관장이 TK 인사들로 채워진다는 점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전북 전주 출신인 한덕수 주미 대사는 지역편중 논란을 희석시킬 수 있는 좋은 카드다. 더욱이 권력기관장과는 성격이 전혀 다른 주미 대사를 굳이 이날 발표한 것이 이런 의도를 읽게 한다.

정가에서는 “지방선거를 고려한 심모원려(深謀遠慮ㆍ깊이 생각하고 멀리 본다는 의미)”라는 얘기도 나온다. 민주당이 내밀하게 내년 지방선거에 대비, 한 전 총리를 서울시장 후보로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야당의 서울시장 후보 답안지에서 빼냈다는 것이다.

한편 외교통상부에서는 “전직 총리라는 거물인데다 금융, 한미 FTA, 북핵 문제 등을 두루 다룬 바 있어 최적임자”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전북 전주ㆍ60세 ▦경기고ㆍ서울대 경제학과ㆍ하버드대 경제학박사 ▦행정고시 8회 ▦통상산업부 차관 ▦주OECD대사 ▦대통령 정책기획ㆍ경제수석 ▦국무조정실장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한미FTA 국내대책위원장 ▦국무총리

김회경 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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