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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 저작 10여년간 영역 몰두 美 찰스 뮬러 교수 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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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 저작 10여년간 영역 몰두 美 찰스 뮬러 교수 방한

입력
2009.01.19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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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효 대사의 위대한 점은 어느 한 편에 치우치지 않고 중도(中道), 아니 중도를 초월했다는 데 있습니다. 배울수록 그 위대함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일본 도쿄대 인문사회 대학원의 미국인 찰스 뮬러(56) 교수는 10여 년간 원효 사상에 빠져 원효의 여러 저술을 영어나 일본어로 된 논문으로 발표했는가 하면 조선 시대 불교 서적을 영역해 발간하기도 했다.

그는 불교 조계종이 불경을 영어와 우리말로 옮기는 작업을 벌이는 한국전통서 간행위원회의 '원효 팀'에 속해 원효 저작의 영어 번역을 맡아 왔으며 간행위원회가 17~19일 서울 견지동 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여는 내부 워크숍에서 발제하기 위해 15일 방한했다.

미국 뉴욕 태생인 그는 "나 자신의 참모습이 어떤 것인지 찾고자 젊은 시절 방황하다가 대학에서 불교를 접했다"며 "재미 불교학자인 박성배 교수의 지도로 뉴욕 스토니브룩 주립대학에서 한국 불교에 심취했다"고 불교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스토니브룩대 대학원에서 원각경소(圓覺經疏)를 쓴 조선 전기의 승려 '기화(己和)'를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14년간 일본 가쿠인대 교수를 지낸 후 2007년부터 도쿄대 대학원으로 옮겨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원효는 당시 동아시아를 지배한 중국의 불교가 현장(玄奬) 그룹과 여래장(如來藏) 그룹으로 나뉘었지만 열린 마음과 공정한 태도로 중도를 취하면서 부처의 가르침에 충실했고,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두 그룹을 초월한 사상을 일궜다는 점에서 위대합니다."

뮬러 교수는 원효의 매력에 대해 "그의 텍스트는 재미있고, 어려운 불교 철학을 명확하게 풀어낸다는 점에서 읽고 번역할수록 신이 난다"면서 "원효 대사가 매우 솔직하고 명석하다는 점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계종 전통사상서 간행위원회가 여러 명의 한글 및 영어 번역자를 모아 그간 작업한 번역물을 상호 비교하는 '집단 번역'을 택한 방식을 두고 "번역은 한 사람으로 충분치 않다"며 "여러 사람이 토론하는 과정에서 총체적이고 깊이 있는 이해가 가능해진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본과 달리 한국 불교는 서구인들에게 덜 알려졌기에 처음부터 정확한 번역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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