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군포 여대생 납치 등 훔치거나 빼앗은 카드로 남의 계좌에서 돈을 빼내는 범죄가 급증하면서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복면이나 헬멧 등으로 얼굴을 가린 사람을 식별하는 시스템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 금융당국 및 주요 시중은행 관계자들이 ATM에 보안 시스템을 설치하는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경찰은 16일 경찰청에서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시중은행 관계자 등과 '얼굴 인식 ATM 프로그램' 도입 방안을 논의했다. 논의된 보안 시스템은 눈, 코, 입, 얼굴 윤곽선 중 하나라도 명확하게 인식되지 않으면 ATM이 작동을 멈추도록 하는 프로그램으로, 보급될 경우 보이스피싱 범죄의 예방 효과도 기대된다.
경찰은 이날 회의에서 가능한 빨리 우범지역부터 시스템을 설치하자는 의견을 제시했으며, 금융권 참석자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시스템 설치 비용도 은행측이 부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전국 ATM 7만9,000여대에 전량 설치한다면 79억여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얼굴 인식 ATM은 2004년 제품화돼 2005년에는 모 은행에서 2주간 시범운영까지 됐지만 이후 흐지부지 끝나 현재로선 이를 도입한 은행은 단 한 곳도 없다.
경찰 관계자는 "얼굴 인식 ATM은 범죄자들이 피해자의 예금을 인출하는 것을 막아 범죄 예방에 효과적이지만 아직 제대로 활용되지 않았다"며 "은행권에 이 시스템의 도입을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보이스피싱 사기를 줄이기 위해 은행 자동화기기 주변에서 경고방송을 하는 방안도 검토해 줄 것을 은행 측에 요청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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