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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촘스키, 변화의 길목에서 미국을 말하다' "미국은 마피아 두목" 촘스키의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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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촘스키, 변화의 길목에서 미국을 말하다' "미국은 마피아 두목" 촘스키의 쓴소리

입력
2009.01.19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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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엄 촘스키 지음ㆍ장연준 옮김/시대의창 발행ㆍ316쪽ㆍ1만4,000원

"미국은 마음만 먹으면 어떤 일이 일어나든 상관없이 폭력을 사용할 권한이 있습니다. 실수로 다른 사람들을 잘못 죽이게 되면 이렇게 말하고 말지요. '미안, 사람을 잘못 죽였군.'"(15쪽)

부시 대통령의 일방주의와 오만을 비난하는 말은 끊이지 않는다. 그 행렬을 이끌고 있는 미국의 비판적 지성인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81ㆍ사진)의 표현은 기지에 넘친다. 책에는 그가 2006~7년 방송 프로듀서와 가졌던 인터뷰가 생생하게 기록돼 있다. 그가 파악하는 현재의 국제관계는 '마피아의 세계'이며, 그 '두목'은 당연히 미국이다. 관타나모 기지는 그에 의하면 "미국의 편리한 고문실"(258쪽)이다. 미국이 휘두르는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촘스키의 맹폭이다.

촘스키는 "지난 25년 동안 미국이 신자유주의 원칙을 적용한 기간은 미국 경제 역사상 최악의 침체 시기였다"며 "신자유주의를 강하게 밀고 나가려면 전형적으로 독재가 필요하다"(86쪽)고 말한다. 지금은 가자지구에서 말썽을 일으키고 있는 이스라엘도 그의 화살을 비껴갈 수 없다. 1981년 시리아의 골란고원을 탈취, 큰 비난을 받던 이스라엘이 그 지역을 '분쟁 지역'으로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은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암묵적 담합 때문에 가능했다고 그는 지적한다.

점증하는 인터넷의 부정적 영향력과 관련, 촘스키는 "인터넷은 본질적으로 광신자들을 양산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역사에 대한 지식, 그 배경에 대한 이해, 세상을 해석하고 걸러주는 장치로서의 미디어에 대한 올바른 인식 능력이 필요하다"(229쪽)고 목소리를 높인다.

촘스키는 오바마에 대해서도 "이미지만이 선전됐을 뿐 실제 정책적인 차원은 미지수"(90쪽)라며 감시의 눈을 거두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그의 화살은 결국 미국 국민들을 겨냥한다. "권력에 너무나 쉽게 복종하고 부화뇌동하는 미국 국민들"에 대한 각성의 촉구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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