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국제학교 9월 개교 무산될 듯

국내 첫 국제학교인 송도국제학교가 9월 개교를 앞두고 외국인 학생수가 거의 없어 개교 일정에 차질이 우려된다. 앞서 송도국제학교는 당초 2008년 9월 문을 열 방침이었지만 '전체 정원의 70%는 외국인, 30%는 내국인 학생'이라는 의무 규정을 충족시키지 못해 개교가 1년이상 지연됐었다.

이에 따라 국제학교의 잇단 개교 연기를 막고, 송도 경제특구의 외자 유치 활성화 등을 위해서는 외국인 학생수의 제한이 완화되는 외국인학교 전환 등 현실적 대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외국인학교는 외국인 학생수에 상관없이 정원의 30%를 해외 거주 내국인 학생 등으로 채울 수 있다.

미국 게일 인터내셔널은 '외국교육기관 특별법'에 따라 송도국제도시에 국내 최초로 건립 중인 송도국제학교의 9월 개교가 현실적으로 힘들어 외국인학교로 전환할 것을 적극 검토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송도국제학교의 개교 불투명의 가장 큰 요인은 외국인 학생수의 절대 부족. 송도국제학교는 유치원에서 중ㆍ고교까지 학생 정원은 모두 2,100명이며, 미국의 국제법인이 운영을 맡게 된다.

2006년 착공돼 오는 4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사업비 1,500억원이 투입돼 극장, 수영장, 영화관, 스포츠컴플렉스 등 첨단시설을 갖추게 된다.

하지만 외국인 학생 선발에 난항을 겪으면서 개교가 사실상 어렵게 됐다. 경제자유구역 외국교육기관에 관한 특별법상 내국인 학생은 외국인 학생수의 30%만 뽑을 수 있다.

설립주체인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의 최근 조사 결과 최소 입학이 예정되는 수도권 외국인 학생수는 20여명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럴 경우 내국인 학생은 6명에 불과해 학교 운영 자체가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NSIC 관계자는 "학교시설은 최첨단이고, 학비도 연간 2,000만원이 넘는 상황에서 수십명의 재학생으로는 엄청난 적자가 예상돼 현재로선 송도국제학교가 9월 개교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더욱이 송도국제학교 개교가 계속 연기되거나 무산될 경우 경제특구인 송도국제도시의 대외 이미지 실추에 따른 외자유치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에 따라 국제학교의 외국인학교 전환이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해 10월 입법예고한 '외국인학교 등의 설립, 운영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에 따르면 외국인학교는 총 정원의 30%를 3년 이상 해외거주자나 외국인 영주권을 가진 내국인 등이 입학할 수 있다.

또 외국인 선발에 따른 내국인 선발 의무 규정이 없어 정원확보가 국제학교보다 훨씬 수월해 학교 경영난을 덜 수가 있다. 이와 함께 국어ㆍ국사 수업을 각각 연간 102시간 이수하면 국내에서 학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이 관련 법안은 이르면 2월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걸림돌도 있다. 송도국제학교가 외국인학교로 전환될 경우 자녀를 송도국제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송도국제도시에 입주한 학부모나 국제학교 입학을 목표로 학원 수강 등의 준비를 해 온 학생과 학부형들의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는 송도국제학교 설립의 주된 목적이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투자유치와 외국인 정주환경 조성에 있는 만큼 외국인학교의 형태라도 올해 안에 반드시 개교할 것을 NSIC측에 요구하고 있다.

게일사 관계자는 "송도국제학교는 외국의 민간개발사업자가 투자를 해 설립을 하는 만큼 학생선발 규정과 학교운영 등에 대해 학교측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원영 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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