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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협회 '흔들'/ 갈등 빚은 강영중 회장·김학석 부회장 연이어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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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민턴협회 '흔들'/ 갈등 빚은 강영중 회장·김학석 부회장 연이어 사퇴

입력
2009.01.19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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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베이징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한국 배드민턴계가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 6년간 대한배드민턴협회를 이끌었던 강영중(60) 회장이 16일 전격 사퇴를 발표한 데 이어 강 회장과 협회 운영방안을 놓고 마찰을 빚었던 실무 총책임자 김학석(60) 부회장마저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강 회장은 대한배드민턴협회장 뿐만 아니라 세계배드민턴(BWF) 회장까지도 오는 5월 임기 만료에 따라 물러날 계획이라고 밝혀 한국의 국제스포츠 외교력에도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강 회장이 은퇴하면 한국인 가운데 올림픽 종목 국제경기단체 수장은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만 남게 된다.

대교그룹 총수인 강 회장은 2003년 배드민턴협회장에 올랐고, 그 해 10월에는 아시아배드민턴연맹 회장, 2005년 5월에는 세계배드민턴연맹 회장에 취임했다. 강 회장이 국제스포츠 무대에서 활약하게 된 뒤에는 1970년대부터 협회 운영을 맡으며 국제무대에서 폭넓은 인맥을 쌓아온 김 부회장의 지원이 있었다.

그러나 2007년 강 회장이 펀치 구날란(말레이시아) BWF 부회장과 파워게임을 벌이는 과정에서 둘의 사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 해 6월 글래스고 총회에서 부산이 유치를 신청한 BWF 사무실 이전 문제가 결정적인 단초가 됐다.

강 회장은 BWF 사무실 이전 문제에 구날란 부회장이 부정 개입했다고 문제를 제기했으나 국제 무대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날란 부회장으로부터 한국이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한 김 부회장은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그 뒤로 둘은 협회 운영 방안을 둘러싸고 잦은 마찰을 빚어왔고 결국 동반 사퇴라는 최악의 결과를 낳게 됐다.

이날 강 회장의 후임으로 경기인 출신의 오성기 대학배드민턴연맹 회장을 임기 4년의 새 회장으로 선출했으나 '임시'의 성격이 짙다. 오 신임 회장은 "여러 가지로 어려운 시기에 회장으로 추대돼 당황스럽고 걱정도 된다.

하지만 배드민턴계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이 시기를 바라만 보는 건 무책임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재력이 있고 행정력이 풍부한 회장님이 올 때까지만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며 새로운 적임자가 나타나면 수장직을 내놓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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