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가 34-27로 앞선 2쿼터 3분께. KCC 하승진(24ㆍ222㎝)이 전자랜드 서장훈(35ㆍ207㎝)을 등지고 골밑을 파고들자 인천 연고구단 사상 최다관중(7,360명)의 시선이 한 곳으로 쏠렸다. 서장훈을 제친 하승진이 레이업슛을 시도했지만, 뒤에서 뻗은 서장훈의 손에 걸렸다. 이어지는 심판의 호루라기 소리. 하승진은 코트 바깥에서 뒤뚱거렸고, 서장훈은 파울이 아닌 워킹 바이얼레이션이라는 제스처로 불만을 표시했다.
한 달 전만 해도 KCC ‘높이 농구’의 주축이자 연세대 9년 선후배인 두 거인이 적으로 만났다. 서장훈과 하승진은 1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08~09 동부프로미 프로농구 전자랜드-KCC전에서 한 치 양보 없는 대결을 펼쳤다. 지난달 19일 서장훈이 전자랜드로 이적한 후 첫 맞대결이었다.
결과는 루키 하승진의 완승. 하승진은 21분만 뛰고도 11점 9리바운드를 올렸다. 특히 서장훈과 제대로 맞붙은 3쿼터에만 8점을 쏟아 부으며 승리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또 ‘돌출 발언’ 이후 2경기 평균 12점으로 ‘속죄’에도 성공했다. 하승진은 발가락 부상 후 첫 경기인 15일 KT&G전이 끝난 뒤 적은 출전시간과 관련, “팀이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었다. 하승진을 앞세운 KCC의 95-84 완승. 최근 3연승을 포함해 이달 들어 6승1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탄 KCC(17승16패)는 단독 5위로 올라섰다.
반면 하승진에 막혀 외곽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서장훈은 경기 종료 1분 전 5반칙 퇴장까지 당했다. 33분 동안 10점(3점슛 2개) 2리바운드를 기록한 서장훈은 야투 시도 10개 중 5개가 3점슛이었을 만큼 포스트에서는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특히 서장훈은 3쿼터에는 하승진의 찰거머리 수비에 막혀 3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3연패를 당한 전자랜드는 리카르도 포웰(31점)이 부상에서 복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올시즌 최다관중(9,217명)이 운집한 잠실실내체육관에서는 홈팀 삼성이 4연승을 달리던 모비스를 69-67로 꺾고 3위에 복귀했다. 지난 15일 SK전에서 역전 버저비터를 터뜨렸던 테렌스 레더(33점 8리바운드)는 종료 28.3초 전 결승 2점슛을 넣었다. 대구에서는 오리온스가 KTF를 67-58로 누르고 7연패에서 탈출했다. 원주에서는 동부가 LG를 96-85로 제압하고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인천=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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