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여 년간 국내에서 사라졌던 빈대가 최근 서울의 한 주택에서 발견됐다.
연세대 의대 기생충학교실 용태순 교수팀은 2007년 12월 세브란스병원을 찾은 30세 여성이 집에서 잡아온 곤충을 조사한 결과 20년 넘게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빈대로 확인됐다고 18일 밝혔다.
빈대는 갈색 빛깔에 몸길이 6.5∼9㎜의 해충으로, 집 안에 살면서 고약한 냄새를 풍기고 긴 주둥이로 사람이나 동물의 피를 빨아 먹는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거환경이 청결해지면서 주변에서 볼 수 없는 해충이 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여성은 병원을 찾을 당시 빈대에 물린 자국이 손, 발과 피부 등에 선명했다. 연구팀은 이후 이 여성이 사는 주택을 조사해 이 여성의 방과 건물 내 다른 방에서 죽어 있는 빈대와 유충 등을 다량 발견했다. 번식력이 왕성한 빈대가 이미 건물 전체로 퍼졌던 것이다.
연구팀은 이들 빈대가 미국서 유입됐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당시 빈대에 물린 여성이 미국 뉴저지에서 오랫동안 살다 9개월 전 한국에 들어와 이 건물에 입주한 데다, 빈대가 발견된 다른 방들도 주로 단기 거주 외국인이나 한국계 미국인들이 들락날락했던 점으로 미뤄 이 같은 추정이 가능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용태순 교수는 "20여년 넘게 국내서 사라졌던 한국산 빈대가 아니고, 미국의 빈대가 방역체계를 뚫고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미국언론에 따르면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대도시에서 2004년부터 빈대가 급증하고 있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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