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미네르바'를 자처한 K씨 등 7명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미네르바의 실체가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검찰이 '미네르바' 박모씨를 체포하고 그의 신상을 공개했을 때 여론은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해외금융권에 재직했던 50대 이상의 금융전문가로 알려졌던 기존 이미지와 너무 다른 31세의 비(非)경제전공자가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일부 네티즌은 가짜 미네르바설, 다수의 미네르바 존재설 등을 제기했다. 오히려 K씨가 신동아 2월호에서 묘사한 자신과 동료들의 모습이 네티즌에 각인된 미네르바의 이미지에 가까워 보인다. 인터넷에서 광범위한 동조 여론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검찰은 곤혹스러운 처지에 빠지게 됐다. 검찰은 박씨에 대한 불신이 잦아들지 않자 여론을 돌리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 검찰 관계자는 박씨가 구속될 무렵 "박씨가 유일한 미네르바가 맞다. 제2, 제3의 미네르바나 박씨의 공범 존재 여부도 살펴보고 있지만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검찰이 제시한 근거는 미네르바 필명으로 인터넷 포털 다음의 '아고라'에 게재된 280여편이 대부분 2개의 인터넷 주소(IP)를 통해 띄워졌고, 박씨 스스로 "내가 미네르바이며 모든 글을 내가 썼다"고 주장하고 있는 점 등이었다. 검찰은 박씨가 조사 도중 작성했다는 A4 1.5매 분량의 '2009년 한국 경제 전망'까지 공개하며 박씨가 단독 미네르바임을 강조했다.
물론 아직까지 K씨 등의 주장이 사실인지 여부는 고사하고 신동아가 인터뷰 했다는 K씨가 실존인물인지 여부에 대해서도 규명된 것은 없다. 신동아가 미네르바를 사칭한 인물에게 속았거나 '짜깁기' 기사를 썼을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만일 K씨의 주장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검찰은 성급한 판단과 부실한 수사에 대한 비판은 물론, 정치적 배경에 대한 의혹까지 받게 될 수 있다. 18일 신동아 보도 내용이 알려진 직후의 검찰 반응도 석연치 않다.
검찰 관계자는 "명백한 허위사실이 담긴 지난해 7월30일과 12월29일의 글을 박씨가 띄운 것으로 확인된 만큼 또 다른 미네르바가 존재하는지 등은 중요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각종 근거를 대며 박씨가 단독 미네르바임을 강조하던 데서 상당히 달라진 태도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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