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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도박 중독 사회적 대책 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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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도박 중독 사회적 대책 세워야

입력
2009.01.19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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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부터 잇따르는 불법 도박 사건이 우리 사회를 한층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고액 주부 도박단에 전직 프로야구 출신 연예인의 도박, 하우스 줄 도박, 사기도박 심지어 청소년의 인터넷 도박까지…. 어찌하여 잊을 만하면 이 같은 사건이 터지는 것일까?

불법도박으로 인한 폐해는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을 정도다. 개인과 가정이 파멸에 이르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사회 안전망까지 파괴한다. 멀리까지 생각할 필요 없이, 몇 년 전 온 나라를 뒤흔들었던 '바다이야기'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아직까지 우리 주변에는 갖가지 불법 도박장이 독버섯처럼 은밀하게 운영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 도박은 청소년을 포함한 모든 연령층에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인 공습을 가하는 듯한 양상이다. 도박에 쉽게 접할 수 있는 여건을 사전에 차단하지 않으면 도박중독자를 양산 할 가능성이 높다.

도박 중독자의 가장 큰 특징은 스스로 도박 중독자인 것을 부인한다는 점이다. 이들은 도박장에서 마치 자신이 황제인 양 소리를 지르면서 도박을 하거나, 때론 정신을 놓고 넋이 나간 사람처럼 도박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에게 "왜 도박을 하느냐"고 물어보면 "도박이 무슨 문제냐, 내 돈으로 내가 즐기는데"라고 항변한다. 또 '심심풀이', '일종의 게임', '친목 도모' 등 다양한 변명을 늘어놓는다. 도박이란 그런 말장난으로 끝나거나 합리화되는 것이 아니다. 도박은 파멸을 부르는 '악마의 유혹'인 것이다.

사람들이 도박에 빠지는 이유는 우리가 아는 것과는 달리 돈을 따기 위해서가 아니다. 누가 처음부터 한판의 경마나 포커를 하면서 인생 역전의 대박을 꿈꾸겠는가? 도박의 정체를 모를 때는 단순히 '돈을 따고 싶어서', '용돈 좀 벌고 싶어서'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번 두 번 재미로 하다가 보면 자신이 어느새 도박이라는 커다란 늪에 빠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도박은 사람들에게 '인지 오류'라는 착각의 늪에 빠져 들게 하며, 우리들 마음속에 숨겨져 있는 승부욕을 자극한다. 그래서 도박은 다른 어떤 질병보다 더 무섭고 강렬한 유혹이다. 최근 들어 이처럼 도박이 남녀노소와 신분 계층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로 확산되는 데는 불안한 경제 상황이 가장 큰 원인이다. 자영업자의 파산과 실업 등 서민들의 기본적인 생활마저 빼앗아가는 안타까운 경제 현실이 자포자기와 한탕주의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도박 확산을 막는 근본적인 대책은 국민에게 희망과 비전을 심어주는 것이다.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청년 실업을 해소하고, 경제가 곧 회생할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주어야 한다. 어려운 형편에 몰린 이들이 '일확천금'을 꿈꾸기보다, 건전한 땀의 대가를 통해 자신과 가족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서민들을 자포자기 상태로 몰고 가는 불안한 사회는 도박 중독자를 양산할 뿐이다.

불건전한 도박이 자리 잡을 수 없도록 정부의 강력한 단속과 계도도 이뤄져야 한다. 불황을 틈타 도박의 독버섯이 깊이 뿌리내리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히 감독해야 한다. 또 도박 중독자들의 재활 치료에 힘을 쏟아야 한다. 현재 이런 재활 치료를 하는 곳은 하이원 리조트가 국내 처음으로 설립한 한국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가 있으나, 민간의 노력만으로 갈수록 늘어나는 도박 중독자를 치유하기에는 힘이 부친다. 정부 차원에서 도박 중독자 관리와 재활에 보다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최동열 한국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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