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물을 공급하고, 인간이 버린 오염물질을 정화시키는 하천은 우리 몸에서 혈관에 비유되기도 한다. 혈관이 좁아지거나, 혈관벽이 얇아지다가 혹은 구멍이 나거나, 혈액의 점도가 너무 높아지면 우리는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다. 우리의 하천부지는 도시화로 인해 많이 감소됐고 하폭도 좁아졌다.
또 제방이 오래돼 홍수방어 기능이 상실됐거나 산업 발달과 인구 집중으로 도시하천 주변의 수질이 급격히 오염되고 있다. 이렇게 문제가 있는 국토의 혈관인 하천을 치료하는 사업이 하천정비사업이다. 그런데 정부는 이 중요한 사업을 예산이 부족하다고 미뤄 왔었다.
더구나 최근, 우리나라의 기후변화는 지난 100년(1906~2005) 동안 평균 기온이 약 1.5°C 상승했고 집중호우의 빈도는 많아진 반면에 강우일수는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따라서 국토개발과 관리도 새로운 기후변화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최근에 발표한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는 시기적절하다고 본다. 다만 기존의 하천정비와는 다른 새로운 각도에서의 접근이 요구된다.
그간 국가하천 정비사업의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산발적이고 비효율적 하천사업을 이제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시행으로, 단일목적에서 치수ㆍ이수ㆍ환경 등 다목적 시행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 또 홍수소통을 위해 비워두는 하천공간을 비홍수기에도 적극 활용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뿐만 아니라 하천으로의 접근을 차단하는 정책에서 지역주민을 하천으로 불러 모으는 정책으로 전환하는 데에도 초점을 맞춰 하천정비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정부의 4대강 프로젝트는 홍수나 가뭄 등 물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고 하천공간을 합리적으로 정비하여 그 이용을 최대화하고자 하는 사업이다. 국토해양부에서 1,300㎞의 제방과 댐ㆍ홍수조절지 5개소 등에 약 9조원, 농식품부와 지자체에서 배수갑문증설ㆍ농업용저수지 96개소 등에 약 4조원, 민자유치로 천변저류지 조성사업에 약 1조원 등 하천정비 총사업비는 약 14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하천에 투입되는 비용은 약 8조원으로, 충주ㆍ대구ㆍ부산ㆍ연기ㆍ나주 등 7개 지방도시 선도사업에 8,300억원, 하도정비에 2조6,000억원, 제방 보강에 1조7,000억원, 하천환경정비에 1조4,000억원을 투입하고 나머지는 농업용 저수지재개발, 중소규모 댐ㆍ홍수조절지 조성 등에 투입될 계획이다.
4대강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저수로ㆍ둔치의 합리적 정비, 제방보강 등을 통해 치수ㆍ이수ㆍ환경 등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고 신규댐·천변저류지 건설을 통해선 홍수 저류공간을 확충할 수 있다. 또 농업용저수지를 재개발하여 안정적 용수공급과 수질개선을 이루고 갈수기 유량공급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인공습지 조성, 수질정화식물 재배 등을 활용하여 하천내 수질자정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이수기능과 수질개선의 효과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천의 친수성, 접근성 제고를 통해 하천의 건전한 이용을 도모하면 친환경·저탄소 산업인 레저ㆍ관광산업의 활성화와 지역특성을 고려한 유형별 하천정비모델이 개발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이 사업의 추진으로 매년 약 2.7조원에 달하는 홍수 피해를 저감할 수 있고 약 4.2조원에 달하는 복구비도 줄일 수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반 마련은 물론, 하천정비 등 SOC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함으로써 신규 일자리 창출과 내수 진작 등 침체된 실물경기를 회복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결론적으로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는, "치수(治水)적으로 안전한 강, 이수(利水)적으로는 넉넉하고 깨끗한 강, 환경(環境)적으로는 생명이 살아 숨쉬는 강, 여가(餘暇) 측면에서는 문화와 휴식의 강"이라는 목표를 달성하여야 한다. 4대강이 생명이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윤세의 경기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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