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본회의장 앞 로텐더 홀의 점거 농성을 5일 중 해산키로 결정, 물리적 충돌까지 빚어진 국회 대치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민주당은 4일 저녁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고 김형오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자제 방침을 환영한다며 이 같이 결정했으나 본회의장 농성은 당분간 계속하기로 했다.
한나라당도 민주당의 로텐더홀 농성 해제 방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여야가 조만간 대화를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김형오 의장은 이날 '국회 정상화를 위한 성명'을 통해 "국회의장으로서 직권상정을 최대한 자제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그러나 협상에 진척이 없이 지금과 같은 파행이 계속된다면 역사 앞에서 외로운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은 또 "여야는 더 이상 국민을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며 여야가 즉각 조건없이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국회의장실의 한 관계자는 "김 의장의 언급은 이번 임시국회 회기인 8일까지는 직권상정을 통한 쟁점법안 처리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김 의장이 직권상정 처리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즉시 본회의장 등의 농성을 풀고, 한나라당과 협의 가능한 법안심사에 착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이 제안에 대해 한나라당은 여야 대화의 선결 조건으로 민주당의 본회의장 점거농성 해제를 요구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이날 "국회의장이 제안한 내용의 정신을 받아들여 꽉 막힌 정국을 풀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야당이 폭력 불법 점거상태부터 즉시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사무처는 주말인 3일을 기해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을 점거 농성 중인 민주당 당직자 등에 대한 강제 해산을 수 차례 시도, 새해 벽두부터 국회는 최악의 물리적 충돌로 얼룩졌다.
사무처는 이날 낮 경위와 방호원 140여명을 로텐더 홀에 투입, 1차 해산에 나서는 등 이날 자정까지 총 4차례에 걸쳐 해산 시도에 나섰고, 이에 민주당측이 완강히 저항해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사무처는 4일 오전에도 경위 50여명을 동원, 민주당에 농성 해제를 거듭 촉구하는 등 신경전을 펼쳤다.
농성 강제해산 시도과정에서 벌어진 폭력 사태로 민주당 박병석 정책위의장을 비롯한 6명의 의원과 민주당 보좌진 및 당직자 40여명, 국회 경위ㆍ방호원 53명 등 1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저작권자 ⓒ 인터넷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저작권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