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3일 밤 팔레스타인 강경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제권을 장악하고 있는 가자 지구에 지상군을 전격 투입,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시작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새로운 국면에 돌입했다.
AP통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이스라엘 지상군이 공격용 헬기의 엄호 아래 기갑 부대를 앞세워 접경선을 통과했다고 4일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네 갈래로 나눠 진격했으며 가자시티, 자발리야, 베이트하눈, 베이트라히야 등지에서 하마스와 교전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군을 향해 박격포를 발사하고 도로변에 매설한 폭발물을 터뜨리며 강하게 저항했다. 그러나 4일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구 북부를 거의 장악하고 중심도시인 가자시티를 포위한 데 이어 가자 지구의 측면을 돌파해 이 지역을 둘로 나누고 하마스 세력을 양쪽에서 압박하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지상공격으로 어린이 1명을 포함한 민간인 7명과 무장요원 9명이 숨졌으며 이스라엘 병사 2명을 생포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무장대원 50여명을 사살했으며 이스라엘 군인 30여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가자지구 곳곳에서 교전이 진행되고 있어 희생자가 정확하게 얼마나 되는지는 파악할 수 없는 상태다.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하자 무력사태의 확대를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3일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에게 전화해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작전을 즉시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휴전안을 받아들일 것을 촉구하는 한편 5일부터 중동을 방문, 평화중재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번 사태의 책임이 전적으로 하마스에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3일 긴급회의를 개최했으나 미국의 반대로 즉각적 휴전을 요구하는 성명 채택에 실패했다.
한편 파리, 런던, 베를린 등 유럽 각지에서는 이날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에 대해 반대하는 대규모 반 이스라엘 시위가 열렸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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