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때일수록 투명하라.'
LG그룹이 올해 '정도(正道) 경영'을 강화하다. 경제가 어렵고 경영 환경이 불확실하면 '유혹'에 빠지기 쉬운데, 오히려 이럴 때일수록 바르고 투명한 경영을 통해 대내외 신인도를 높여야 한다는 판단이다.
정도 경영은 구본무 회장 취임 이래 일관되게 강조해온 경영 철학이다. 구 회장은 평소 "깨끗하고 건전한 기업만이 오래도록 존경받을 수 있다"며 "정도경영을 흔들림 없이 지켜나가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우선 눈에 띄는 점은 정도 경영 조직의 확대. LG그룹은 올해 인사에서 정도경영 TF팀장인 신용삼 LG경영개발원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강태길 LG전자 정도경영팀장(상무)을 전무로 승진시키는 등 정도 경영 담당자들의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그룹 내에서 경영진단 담당 임원이 사장으로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 정도경영 정착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어떠한 경영 환경에도 기본과 원칙이 흔들리지 않는 기업문화를 만들겠다는 그룹의 의지로 풀이된다.
신 사장이 이끄는 정도경영 TF팀는 2003년 출범 이후 인터넷 제보시스템인 '정도경영 사이버 신문고'를 운영하며, 투명성을 해치는 사업구조 및 업무환경 자체를 개선하는 일을 해왔다. 연구소 및 디자인 부문 등 보안상 경쟁입찰을 통한 물품 조달이 어려워 개별 부서별로 직접 물품을 구매하던 절차를 개선, 업무 기획단계부터 구매전문 인력을 파견해 구매를 돕도록 한 일이 대표적 사례다.
LG그룹 관계자는 "각각의 업무영역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구조여서 임직원들이 부정과 비리의 유혹을 받을 수 있는 환경 자체를 제거했다"며 "그만큼 각각의 고유 업무가 투명해졌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LG그룹은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을 위한 상생 모델을 올해부터 가동한다. 우선 LG전자, LG화학, LG이노텍, LG생활건강, LG CNS, LG엔시스 등 주요 6개 계열사 관련 1,700여개 하도급 협력사들에게 100% 현금결제를 하기로 했다. 또 협력사들에 대한 금융지원 규모도 지난해 1,750억원에서 올해 3,430억원으로 96% 대폭 늘렸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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