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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일리노이주지사 '강심장'/ 매관매직 논란 속 상원의원 지명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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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일리노이주지사 '강심장'/ 매관매직 논란 속 상원의원 지명 강행

입력
2009.01.16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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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직혐의로 기소된 라드 블라고예비치 미 일리노이주 주지사가 정치권과 여론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의 사퇴로 자리가 빈 일리노이주 연방 상원의원에 대한 임명권 행사를 강행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블라고예비치 주지사는 30일 흑인인 롤랜드 버리스(71) 전 주 법무장관을 상원의원에 임명한다고 밝혔다. 현 의원이 사퇴했을 경우 후임 상원의원 임명권은 주지사가 갖고 있으나 상원의원 후보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블라고예비치의 '매관매직' 혐의가 드러나면서 그가 임명권을 행사하도록 해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빗발쳤다.

블라고예비치 주지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주지사로서 상원의원 후임자를 임명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며 "일리노이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상원의원 후임자를 채워넣지 않는 것은 주민들의 권리를 빼앗는 것"이라고 정당성을 주장했다. 버리스는 "일리노이 주민을 대표할 상원의원이 빠진 채 상원 임기가 시작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상원의원 임명을 수락했다.

블라고예비치의 상원의원 임명이 알려지면서 정치권과 여론은 격한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지도부는 버리스의 상원 입성을 저지하겠다고 밝히고 있고, 지역 언론사의 웹사이트에는 블라고예비치 주지사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글이 쇄도했다. 블라고예비치에게 후임자 지명을 하지 말 것을 경고했던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주지사의 기자회견 전 "비리 혐의로 기소된 주지사에 의해 임명된 사람은 누구라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제시 화이트 일리노이주 총무처장관은 주지사의 후임 임명 보증서류에 서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네티즌들은 "미친 주지사의 발악"이라고 블라고예비치를 격하게 성토했고, 임명을 수락한 버리스에 대해서도 "정치욕심을 위해 비리 주지사까지 마다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오바마 당선자는 성명을 통해 "버리스는 훌륭한 인물이지만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비리 주지사가 임명한 인물을 의원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이미 밝혔다"며 "주지사가 이를 무시하고 임명을 강행한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변호사 출신으로 주 법무장관을 지낸 버리스는 1984년 일리노이주 연방 상원의원직에 도전했으나 경선에서 패했고, 주지사 선거에서도 94년, 98년, 2002년 세차례 연속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다. 2002년에는 블라고예비치에게 패했다.

선거 전문가들은 상원이 주지사의 임명권을 거부할 헌법상의 권한은 없다고 보고 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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