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와서 '무슨 세터 타령'인가.
프로배구 신생팀 우리캐피탈(단장 김진규)이 팬들에게 첫 선을 보이기도 전에 곤경에 빠졌다. 주전 세터로 생각했던 이동엽이 왼 발목 근육 파열 부상을 당한 것. 우리캐피탈은 이동엽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23일부터 열리는 시범 경기 준비에 비상이 걸렸다.
당장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마땅한 세터가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급박한 사정 탓에 김남성 우리캐피탈 감독이 공개적인 세터 구인에 나섰다.
김 감독은 15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우리캐피탈의 공식 출범 미디어데이에서 "세터가 많은 몇몇 팀과 조건 없는 트레이드를 하고 싶다. 도와 달라"며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우리캐피탈은 이동엽 외에도 신인 세터 이승현과 이준이 있지만 이들은 대학에서조차 뛰지 못했던 터라 실전에서 활용이 쉽지 않다.
김 감독은 LIG손해보험과 대한항공에 트레이드를 이미 제안한 상태다. 김 감독은 "박기원 LIG 감독에게 하성래를 보내줄 수 있냐는 제안을 했고,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LIG도 대의적인 측면에서 우리캐피탈을 돕겠다는 의견을 밝혔지만 실제 트레이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우리캐피탈이 세터 트레이드 성사여부를 떠나서 정식 경기도 아닌 시범 경기를 앞두고 '세터 타령' 운운하는 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우리캐피탈은 "시범 경기이지만 전력차가 뚜렷해 재미 없는 경기를 한다면 의미가 없다"며 트레이드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시범 경기는 말 그대로 시범 경기일 뿐이다. 우리캐피탈은 신인드래프트에서 4순위로 데려온 국가대표 출신 황동일을 LIG에 내주며 1대3 트레이드를 감행한 바 있다.
우리캐피탈은 이동호 한국배구연맹(KOVO) 총재의 회장사다. 다음 시즌부터 리그에 참가하는 우리캐피탈은 오랜만에 나온 신생팀인 데다 회장사라는 프리미엄으로 원칙적으로 참가가 어려웠던 2008~09 신인드래프트에서 신인 우선 지명권을 부여 받는 이득을 누린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캐피탈은 이마저도 트레이드로 활용해 올시즌 판도를 흐렸다는 비난을 받았다. 그런 우리캐피탈이 또다시 엉뚱한 트레이드를 추진하고 있어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캐피탈은 13년 만에 탄생한 '옥동자' 같은 신생팀이다. 하지만 창단 발표 이후의 행태를 보면 과연 안정적으로 정착해 프로배구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을지 적잖이 우려된다.
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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