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띠 해인 기축년(己丑年) 새해가 밝았다. 소는 부와 풍요의 상징. 여느 때 같으면 설레는 마음으로 맞을 새해련만, 혹독한 겨울 바람이 매섭기만 하다. 올해 상반기 사상 최악의 경제난이 예고된 때문일 것이다.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고용 증대를 통한 민간소비 확대가 절실하다. 이명박 대통령도 2일 신년연설에서 "새해 경제 운영에서 일자리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연초부터 녹색 뉴딜정책을 본격 점화한다는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6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녹색 뉴딜사업' 추진방안을 내놓는다. ▦신재생에너지 원천기술 개발 ▦에너지 효율화 ▦폐자원 활용 ▦4대강 살리기 사업 등의 세부 시행방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녹색성장정책을 통한 고용창출 규모가 얼마나 될지 주목된다.
한국은행은 9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경기가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가라앉고 있어 현재 3%인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정도 낮출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2.0% 아래로 내려가면 외국 자금 이탈과 채권발행의 어려움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키는 만큼, 향후 내릴 수 있는 최대 폭을 1.0%포인트 정도로 보고 있다.
지난달 금리 인하폭(1.0%)이 워낙 컸기 때문에 0.25%포인트 낮추면 시장이 실망할 가능성이 크고, 0.75%포인트 이상 내리면 향후 금리인하 카드가 사실상 사라지는 셈이라는 분석이다. 이번 금통위에서는 20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자본확충펀드에 10조원을 출연하는 안건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연말에 발표하려던 2009년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를 7일 내놓는다. 한달 전 전망치(3.3%)보다 훨씬 낮은 2.0% 안팎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정부가 지난달 중순 올해 성장률 목표치를 3% 내외로 발표하자, 그보다 대폭 낮은 수치를 내놓기가 부담스러워 일정을 연기했던 것으로 보인다.
새해 첫 거래일인 2일 뉴욕증시는 민주당 주도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2개월 만에 9,000선을 회복했다. 이번 주에는 ▦12월 자동차 판매실적(5일) ▦12월 서비스업지수(6일) ▦주간 신규실업보험 청구건수(8일) ▦12월 비농업부문 고용 및 실업률(9일) 등의 경제지표가 예정돼 있다. 경제상황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 줄줄이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오바마 차기 행정부에 대한 기대감에 이들 악재가 얼마나 희석될 지가 관건이다.
고재학 경제부 차장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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