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풍운아' 최향남(38ㆍ롯데)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돌연 미국으로 날아간 우완 최향남은 그동안 메이저리그 보장을 최우선 조건으로 삼고 입단 구단을 물색해왔다. 14일 밤 귀국한 최향남이 안고 온 소식은 "2006년 정도의 성적만 거두면 언제든 메이저리그로 승격시켜 주겠다"는 세인트루이스의 약속.
최향남은 지난 2006년 클리블랜드 산하 트리플A 팀에서 8승5패 평균자책점 2.37의 빼어난 성적을 올리고도 유망주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나선 팀 사정 탓에 빅리그 문턱에서 좌절했다. 현재는 "세인트루이스와 사인만 남았다"는 게 최향남의 설명.
하지만 15일 구단 사무실에서 가진 면담에서 롯데는 "팀을 옮길 경우 이적료를 받겠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최향남 입장에서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인 셈. 최향남은 2007시즌을 앞두고 롯데에 입단할 당시 "해외 진출을 원할 경우 조건 없이 풀어주겠다"는 옵션도 계약에 포함시켰다.
문제는 '조건 없이 풀어주겠다'는 문구에 대한 해석. 최향남은 "조건 없이 풀어주겠다는 건 말 그대로 이적에 제약 조건을 두지 않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롯데의 태도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롯데는 포스팅 시스템을 적용하는 것도 '풀어주겠다'는 의미에 포함되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한국야구위원회(KBO) 정금조 운영부장은 "최향남의 경우 롯데가 방출을 통해 완전 자유계약선수(FA)로 풀어주면 그땐 포스팅 시스템이 필요 없다. 하지만 포스팅 시스템을 적용한다면 이적료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포스팅 시스템을 치를 경우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비공개 경쟁입찰 과정을 거쳐야 한다. 세인트루이스가 복잡한 과정과 이적료 부담을 안으면서까지 최향남에 매달릴 이유가 없다.
KBO를 통해 메이저리그 신분조회 요청을 받은 롯데는 16일까지 KBO에 방출 또는 포스팅 시스템 적용 중 하나를 택해 통보해야 한다. 최향남과 세인트루이스가 구두 합의한 조건은 3년 전 클리블랜드 입단 때와 비슷한 1년, 연봉 7만달러(약 9,700만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헐값을 감수한 선수를 두고 굳이 이적료를 받겠다는 의도보다는 지난해 준수한 활약(2승4패9세이브 평균자책점 3.58)을 펼친 최향남을 떠나보내는 게 영 내키지 않는 분위기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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