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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엔톤팜 대표 "美·日·유럽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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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엔톤팜 대표 "美·日·유럽 시장 공략"

입력
2009.01.15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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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종합건설 창립 멤버→ 체이스맨해튼(지금 체이스 JP모건)에서 투자은행(IB) 분야 15년 근무→ 러시아에 신약 개발 연구소 설립→ 세계 최초 곤충에서 뽑아낸 물질로 질병 치료제 개발 성공→ 러시아ㆍ카자흐스탄 이어 인도 진출 눈 앞. 한국에서 임상 추진 중.'

파란만장(波瀾萬丈). 엔톤팜 김수인(57) 대표가 걸어온 길은 '울퉁불퉁'이다. 그것도 스스로 찾아 다녔다. 김 대표는 "인정 받을 때 접고 또 다른 도전을 해보자"는 생각만 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두 번 변신했다. 삼성건설 자금 관리 파트에서 자금 요청 하러 다니면서 소모품 같은 느낌을 가졌다는 그는 '건설 맨' 옷을 벗고 1979년 미국으로 건너갔다.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과 함께 '외국 은행 출신 1세대'라는 김 대표는 체이스맨해튼에서 해외 프로젝트를 검토하고 대출 여부를 결정했는데 특히 한국 기업 심사와 한국 경제 분석을 맡았다.

김 대표는 92년 서울지점장을 끝으로 '금융 맨' 옷을 벗고 자원과 기술이 넘치는 러시아로 향한다. 금융맨 시절 바이오 산업이 유망하다는 확신을 바탕으로 신약 개발 연구소를 차렸다. 그리고 구 소련 붕괴 후 일자리에 목말랐던 과학자 10여 명을 영입했다. 특히 유명 곤충학자 세르게이 체르니시를 수석 과학자로 받아들이며 곤충을 통한 신약 개발에 승부를 걸었고 95년 곤충에서 추출한 생리활성 펩타이드 물질 중 항바이러스나 항암 효과가 있는 물질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위기는 곧 찾아왔다. 신약 개발은 15년 이상 걸리는 일이라 자금 대는 일이 녹록치 않았다. 석유 개발 등 다른 사업으로 번 돈을 쏟아 부었지만 여전히 돈은 달렸고 자금 확보를 위해 2000년 한국에서 엔톤팜을 설립해 30억원을 마련했다. 또 2005년에는 에쎌텍과 손 잡으며 날개를 달았다.

그리고 같은 해 초파리에서 뽑아낸 단백질을 화학적 합성법을 통해 질병치료제 '알로페론'을 만들었다. 이 약은 2007년 5월부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등에서 항바이러스제와 급성 B형 간염 치료제로 판매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세계 4대 제약국가 중 하나인 인도 진출을 눈 앞에 두고 있는데 마지막 임상을 거쳐 올 하반기 시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서울대 면역학연구소, KIST 등과 손 잡고 임상을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한국에는 좋은 시설이 많이 있는데도 연구소나 제약 회사들이 자존심 세우느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쉬워 했다. '러시아에서 만든 약이 뭐 있겠느냐'는 싸늘한 시선도 그가 넘어야 할 산이다.

도전은 또 다른 도전을 부른다. 김 대표는 미국, 유럽, 일본 등 '빅3' 시장 공략을 목표로 현재 미국 회사 측과 판권 부여를 논의 중이다."작은 회사가 신약개발 한다고 할 때 모두 비웃었다. 하지만 우리는 성공했고 또 다른 신약도 반드시 만들겠다." 도전을 즐기는 자의 여유가 김 대표의 얼굴에 가득 배어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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