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신규취업자 5년만에 감소/ '마이너스 고용 터널' 이제 시작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신규취업자 5년만에 감소/ '마이너스 고용 터널' 이제 시작

입력
2009.01.15 05:56
0 0

외환위기 초기인 1998년 1월. 한국 경제가 받아 든 고용 성적표는 충격적이었다. 취업자 수가 1년 전에 비해 무려 87만명 줄어들었고, 실업자는 40만명 가량 폭증했다. 하지만 단지 시작일 뿐이었다. 이후 무려 16개월 동안 취업자 수는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나 40만명대에 머물던 실업자는 대량실직 사태와 함께 180만명(99년2월)을 넘어섰었다.

고용 시장에 다시 짙은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지난달 우려했던 '마이너스 고용'이 현실이 돼 버렸다.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져도 고용시장에 새로 뛰어드는 인력들을 소화하기 힘든 마당에, 오히려 일자리가 더욱 줄어든 것이다. 이러다가 정말 환란 당시와 맞먹는 고용대란이 오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물론 아직 수치상으로 보면 환란 당시에 비해서는 다소 나은 것이 사실이다. 취업자 수가 마이너스(-1만2,000명)로 돌아서긴 했지만, 100명 이상 감소하던 10년 전과 비길 바는 아니기 때문이다.

문제는 속도다. 신규 취업자 수 추이를 보면, '21만명(작년 2월) →15만9,000명(8월) →7만8,000명(11월) →-1만2,000명(12월)' 등 가파른 하강세다. 게다가 일자리 감소는 소비 위축을 낳고, 소비 위축이 다시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불가피하다. 환란 때는 물론이고 2003년 카드 사태 당시에도 '마이너스 고용'에서 탈피하는데 7개월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더구나 지금의 실물경제 지표는 대부분 환란 당시를 능가한다. 생산, 소비, 투자는 물론이고 우리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수출까지 두자릿수 감소세로 돌아선 상태다. 앞으로 기업들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기다리고 있고, 자영업자들도 하나 둘 문을 닫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전문가들 대다수는 그래서 지금을 고용 한파의 시작일 뿐이라고 진단한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까지는 제조업의 일자리 감소를 서비스업이 흡수했는데 지금은 그런 효과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며 "신규로 고용시장에 뛰어들었다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이들과 기존 직장에서 쫓겨나는 이들이 뒤엉키면 정말 심각한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도 "아예 일자리 구하기를 포기하는 구직 단념자가 1년새 4만명 이상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지금 고용 사정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관건은 얼마나 빨리 고용 쇼크에서 벗어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 대응하는 정부의 일자리 대책은 국민들의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실장은 "당장 급한대로 공사 인력이나 청년 인턴을 확대하는 것도 불가피하다지만, 지속적으로 신규 취업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중장기적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기업들이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시장을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