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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고 싶은 과학기술인] <6> 권문식 현대제철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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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고 싶은 과학기술인] <6> 권문식 현대제철 사장

입력
2009.01.1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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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고 싶고 되고 싶은 과학기술인(교육과학기술부ㆍ한국과학창의재단 주관)에 선정된 권문식(54) 현대제철 사장은 어린 시절 '공부 못하고 학교를 싫어하는 아이'였다. 산 속을 뛰어다니는 것이 더 재미있었고, 집안이 어려워 기성회비를 못 내는 것에 대한 선생님의 눈총이 무서웠던 탓이다.

그런데 4학년 담임이었던 변세화 교사는 차별은커녕 방과 후 보충수업까지 해주며 어린 그를 격려했다. "문식이처럼 자세를 바르게 하라"는 선생님의 말씀은 황홀하기까지 했다. 그가 공부에 흥미를 갖게 된 계기였다.

중학교 때 수학 교사로부터 "그 놈 참 수학 잘하게 생겼구나"라는 말을 들은 그는 거짓말처럼 수학을 잘하게 됐다. "저를 자극해 주신 여러 선생님이 없었다면 서울대 기계공학과에 들어가겠다는 생각도 못했고, 지금의 자리에 있지도 못했을 겁니다."

그는 현대정공을 거쳐 1999년 기아자동차를 인수한 현대자동차의 기술기획팀 이사로 부임하면서 자동차 리사이클 전담조직을 설치하는 등 환경경영 정책과 기술의 기틀을 다졌다. 이는 이후 연료전지자동차 개발로 이어진 환경경영의 초석이었다.

2007년 미셸린비벤덤대회에서 유수의 업체를 누르고 연비, 소음 부문에서 최고로 꼽힌 현대의 연료전지자동차는 권 사장이 꼽는 가장 보람찬 성과이다.

"국내에 차 연료전지 전문가나 샘플을 구경조차 하기 힘들 때였습니다. 미국 항공우주기술 전문회사(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를 설득해 공동 개발을 시작했죠. 하지만 고가의 핵심 구성요소인 멤브레인은 핵심 박사급 연구팀을 따로 가동해 국산화했습니다.

그 결과 값싸고 성능이 뛰어난 연료전지차를 2007년 독자 개발했죠." 권 사장은 "연료전지차의 문제는 누가 먼저, 더 많이 원가를 낮추느냐의 경쟁"이라며 "결국 핵심 기술은 남에게서 배울 수 없고 직접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자에서 사장의 자리에 오른 그는 "리더는 직원들이 잠재력을 살릴 수 있도록 격려하고 부족한 것을 채워주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그는 또 "직접 해보지 않은 것은 자기 것이 되기 힘들다"며 "용기를 갖고 하나씩 해보면 어느 새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권 사장 자신도 당진에서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건설을 진두지휘하는 새로운 일에 뛰어들었다. 그는 "2011년까지 800만톤 규모의 철강 생산이 가능해지면 고질적 문제였던 현대자동차의 핵심 철강소재 수급이 해결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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