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신부 K(35ㆍ경기 분당)씨는 내달 결혼을 앞두고 혼수용품 마련이 부담스러워 고민이 많았다. 헌데 친구 소개로 '렌털' 서비스를 이용키로 하면서 혼수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K씨는 "불황기에 결혼을 준비하다 보니 혼수 비용에 대한 걱정이 많았는데, 렌털 서비스를 소개 받아 당초 생각했던 예산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불황기에 잘 나가는 사업도 있다. 바로 물건을 구입하는 대신, 빌려서 사용하는 렌털 사업이다. 판매업체의 경우 재고 부담을 줄이면서 매월 일정 수준의 현금 창출을 할 수 있고, 소비자들은 초기 제품 구입 부담에서 벗어나 일정기간 저렴한 비용으로 쓸 수 있어 불황기 탈출을 위한 '윈-윈' 모델로 각광 받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렌털 품목도 소형 생활가전부터 프린터와 PC방 전용 컴퓨터 등으로 다양해지면서 소비 패턴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렌털 업체들의 경영실적은 매월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렌털 사업 덕분에 휘파람을 불고 있는 대표적인 업체는 웅진코웨이. 외환위기 당시 렌털 서비스를 도입해 재미를 봤는데, 최근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정수기와 비데, 공기청정기, 음식물처리기 등의 대여 요청이 크게 늘었다.
이에 힘입어 웅진코웨이는 2008년 3분기 매출 3,298억원, 영업이익 494억원을 각각 달성하며 5분기 연속 최고치를 이어갔다. 지난해 말 외환은행과 SK텔레콤 등 11개사와 공동 기획한 '페이프리' 카드 출시 덕분에 렌털 선호도는 한층 더 높아졌다. 페이프리는 예컨대 45만원 이상 카드 결제가 이뤄질 경우, 웅진코웨이 제품의 월평균 렌털 비용(2만4,500원)을 웃도는 3만원 가량을 해당 소비자에게 현금으로 되돌려 주는 일종의 포인트 적립 카드다.
정보기술(IT) 업계에도 렌털 바람이 거세다. 지난해 말부터 PC방 시장을 겨냥해 컴퓨터 렌털 모델 공급에 나선 삼보컴퓨터는 PC방 전담 AS팀을 가동 중이다. 삼보컴퓨터는 지난달 전국 25개 매장에서 PC방 전용 컴퓨터 1,300여대를 대여하는 실적을 올렸다. 삼보컴퓨터 측은 "브랜드 파워와 서비스 인프라를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중 컴퓨터 렌털 분야에만 월 5,000대의 매출 실적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린터 제조업체 후지제록스프린터스도 대리점을 대상으로 렌털 서비스를 하고 있다. 200만원대이상 제품군 중 30%, 100만원대 모델 가운데는 10% 가량의 매출이 렌털 사업에서 나오고 있다.
에스프레소 커피 머신도 렌털 서비스 열풍에 동참했다.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커피는 종업원 20인 이상 업체나 은행, 병원 등에만 제공하던 렌털 서비스를 이달 1일부터 일반 가정이나 소규모 사업장까지 확대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웅진코웨이 대외협력본부장 유제강 상무는 "주로 고가의 제품을 구매할 때 붐을 이뤘던 렌털 서비스가 최근 불황이 지속되면서 저가 제품군에서도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강지원 기자 stylo@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