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단행된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 간부 인사는 대구ㆍ경북(TK) 출신의 요직 독점 비판을 의식해 지역 안배에 고심한 흔적이 역력했다. 그러나 일부 간부들에 대해서는 몰아내기식 좌천 인사를 단행해 후유증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빅4'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고검장급), 법무부 검찰국장, 대검 중수부장과 공안부장에는 당초 예상됐던 인물들이 보임됐지만, 지역 안배 측면에서도 충남(천성관), 서울(한상대), 경기(이인규), 경북(노환균) 출신이 고루 포진하게 됐다. 대검과 법무부의 2인자 자리에 호남 출신 문성우 차장과 이귀남 차관을 배치한 것도 눈에 띈다.
김경한 법무장관 취임 직후 단행된 지난해 3월 인사에서 TK 인사들이 요직을 독점하다시피 했던 것과 비교하면 달라진 모습이다.'빅4'전원이 서울대 출신이었던 지난해와 달리 고려대 출신이 2명(한상대, 노환균) 포함된 것도 주목되는 점이다.
눈에 띄는 인물은 역시 이인규 신임 중수부장이다. 그는 SK그룹 분식회계 사건, 불법 대선자금 사건 등을 강단 있게 처리해 '재계의 저승사자'라는 별칭까지 얻은 인물이다. 법조계에서는 그의 수사 일선 복귀로 중수부의 사정 수사 보폭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공안통'인 천성관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의 임명은 점증하는 공안사건 처리의 중요성을 감안한 인사로 풀이된다. 황교안 안창호 신종대 김수민 김학의 등 공안 전문가들이 대거 일선 지검장에 임명된 것도 '공안 강화'취지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그러나 법무부가 용퇴 요청을 거부한 김상봉 부산고검 차장을 서울고검 부장으로, 박영관 제주지검장과 조한욱 광주고검 차장을 지검 차장으로'강등'시킨 부분은 상당한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박 지검장은 인사 발표 직후 사표를 제출했고, 다른 검사장들도 조만간 거취를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참여정부 초기 유창종 당시 서울지검장과 장윤석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 등이 좌천성 인사로 쫓기듯 검찰을 떠났던 상황이 정권 교체 후 되풀이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부장급 후속 인사에서는 사시 27회'트로이카'로 불리는 최재경 대검 수사기획관과 홍만표 법무부 대변인, 김경수 수원지검 2차장이 서울중앙지검 2, 3차장 등 요직에 기용될 것으로 전해졌다. 또 법무부와 대검 대변인에는 서울중앙지검의 금융조세조사1,2부장인 봉욱, 우병우 부장과 조은석 형사3부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