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이다. 2002년 10집 앨범을 낸 후 활동을 접었던 가수 강수지(39)가 디지털 싱글 음반으로 오랜만에 팬들에게 돌아왔다. 1990년 '보랏빛 향기'로 데뷔한 후 청순한 소녀가수의 이미지를 20년 가까이 이어온 강수지는 이번 앨범을 통해 변신을 시도했다고 한다.
'보랏빛 향기' '흩어진 나날들' '혼자만의 겨울' 등으로 오랜 음악적 파트너 관계를 유지했던 윤상과 13년 만에 다시 만나 팝보다는 월드뮤직의 분위기가 물씬한 곡들로 성숙한 이미지를 자아낸 것.
12일 오후 만난 강수지는 "과연 어떤 분위기의 곡들로 팬들을 만나야 하는지 고민했던 시간이 길었다"며 의외로 길었던 공백을 이야기했다.
"너무 세월이 빨리 갔어요. 저에게 어울리는 곡을 찾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죠. 결국 답은 윤상씨에게서 찾았어요. 많은 기성 가수들이 뜻이 맞는 콤비 작곡가와 오래도록 관계를 유지하는 게 힘든데, 그런 점에서 전 행운이 따른 것 같아요."
윤상이 만든 '잊으라니'는 반도네온 연주가 삽입된 탱고 풍의 곡이다. 누가 들어도 '윤상의 곡'이라는 느낌을 받을 만큼, 감성적인 음색이 매력적인 노래다. 두번째 곡인 '길고 긴 하루'도 윤상이 강수지의 음색을 정확히 집어내 만든 발라드로, 가사는 박창학이 썼다.
"탱고 리듬의 곡을 부른 적이 별로 없어서 처음에 좀 막막했죠. 반주보다 가수의 목소리가 강조된 편곡이었고요. 그래서 포인트를 잡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어요. 이 노래를 제가 녹음하기 전 윤상씨가 자신의 인터넷 사이트에 올렸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용기가 더 생겼죠."
세번째 곡은 앞의 곡들과는 분위기가 완전이 다른 미디엄템포 성격의 '사랑할래'. 신세대 작곡가인 최용찬의 곡으로 밝은 멜로디가 강수지의 초창기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예전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인지 요즘 작곡가들과 곡을 맞추기가 힘들었던 게 사실이에요. 어떤 분들은 마치 '소녀시대' 를 연상케 하는 풍의 곡들을 만들어준 적이 있어요. 제가 좀 쑥스러움을 타는 편이라 그런 건 잘 못하는데요. 하하."
강수지는 조만간 미니앨범을 내고 이어서 정규 11집 앨범도 만들어 예전 못지않은 가수생활을 이어갈 생각이다. "5월에는 5곡 내외의 미니앨범이 나옵니다. 이 앨범을 비롯해 이후 앨범에서도 아마 윤상씨가 많은 부분을 담당할 것 같아요."
"노래할 때, 특히 녹음할 때 행복을 느껴요"라고 말한 강수지는 "이제 나이도 어느 정도 먹어서 더욱 편안하게 공연하고 노래하며 팬들과 많은 것을 공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음악적인 욕심이 꾸준할 것이란 뜻이죠"라며 웃었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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