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의 오늘 -김명경(필명 레옹)
한국일보사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국국어교사모임이 공동주최하는 '문장청소년문학상' 2008년 12월 시 부문 장원에 김명경(속초고)군의 '구름의 오늘'이 뽑혔다.
이야기글 부문에서는 이건희(안양예고)군의 '귀맛', 비평ㆍ감상글 부문에서는 이리예(대화중)양의 '청소년이 청소년소설에게', 생활글 부문에서는 조으리(고양예고)양의 '나무'가 각각 장원으로 선정됐다. 당선작은 '문장' 홈페이지(www.teen.munjang.or.kr)에서 볼 수 있다.
구름의 오늘
-김명경(필명 레옹)
오늘은 하늘에 구름이 끼이지 않았다.
거대한 고래와 아름다운 말갈기를 가진 말,
뼈가 앙상하게 드러난 노파와 주인없는 활,
빛 여린 꽃밭을 집 삼은 나비들이,
오늘은 구름이다.
나빗빛 그림자로 세상을 가득 메울 듯하더니
어느덧 나비들은 사방으로 흩어졌다.
고래가 움직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고래는 게걸스러운 이빨로 말을 포용하고
노파의 뼈와 주인없는 활로 이빨을 쑤신다.
포만감의 기쁨은 꼬리로, 허공으로,
꽃밭으로 전해진다.
오늘은 하늘에 구름이 끼이지 않았다.
배부른 고래와 주인을 잃은 말갈기,
가죽밖에 남지 않은 노파와 주인을 찾은 활,
어둠 서린 꽃더미를 배회하는 나비들이
오늘은, 구름이다.
▲ 심사평
'구름의 오늘'은 이미지가 빼어난 작품이다. 초현실주의적인 이미지 전개가 몽환적이면서도 사실주의적인 태도를 놓치지 않고 있다. 기존의 시작법과 확연히 구분되는 자신만의 이미지를 가꾸어 갈 줄 아는 근성을 칭찬해주고 싶다.
고유의 자기 언어에 대한 확신 없이는 시를 밀고 가기 힘든 시대이다. 하지만 단순한 스타일리스트로서 남지 않기를 바란다. 보다 본질적이고 삶에 닿아있는 세계를 향해 자신의 언어를 전개해 가기를 바란다.
김경주ㆍ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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