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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요타 철옹성 뚫은 포스코의 기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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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요타 철옹성 뚫은 포스코의 기술력

입력
2009.01.1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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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자동차가 일본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에 포스코 자동차강판을 쓰기로 한 것은 최악의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에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다. 도요타는 일본 내수차량 뿐만 아니라 북미공장에서 조립한 차량에도 포스코 제품을 사용할 것을 검토 중이어서 양사간 협력관계는 한층 공고해질 전망이다. 이번 한ㆍ일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부품소재 분야 협력 강화의 모범사례로 꼽힐 만하다.

도요타가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이 보장된 자국 철강제품만 써온 것을 감안할 때, 포스코의 납품은 쾌거가 아닐 수 없다. 그 동안 도요타와 일본 철강업체들은 '일본의 자존심'을 바탕으로 철옹성 같은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 포스코는 수년 전부터 혼다 닛산 등 일본업체와 GM 폭스바겐 등 미국ㆍ유럽업체는 물론 도요타 태국공장에도 납품해왔지만, 도요타 내수차량의 경우 일본 철강업체와의 협력을 중시하는 도요타의 신중한 행보로 인해 벽에 부딪친 상태였다.

41년 전 철강 불모지인 포항 영일만에서 대일(對日) 청구권 자금과 일본 철강업체의 기술 지원을 바탕으로 설립된 포스코는 '철강의 꽃'인 자동차강판 품질에서 일본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도요타 공략에 성공한 것은 일본 철강재와 품질은 비슷하면서도 엔고로 가격이 20% 가량 저렴해진 점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자동차강판은 일반 철강재보다 20~30% 더 비싸고, 품질관리가 가장 엄격해야 한다는 점에서 세계 철강업체 중 극소수만이 생산하고 있다. 세계 2위의 자동차강판 생산체제(연산 650만톤)를 구축한 포스코는 고부가가치 철강재 시장을 넓히면서 중국 등 후발업체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한 셈이다.

포스코의 이번 사례는 세계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자동차 조선 반도체 LCD 등 주력 제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계 최고 수준의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힘쓴다면 불황 속에서도 세계 시장을 주도하는 호기를 맞을 수 있다. 일본(품질)과 중국(가격) 사이에 낀 국내 제조업의 샌드위치 문제도 여기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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