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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에세이] 과학관, 자연사박물관,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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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에세이] 과학관, 자연사박물관, 그리고…

입력
2009.01.1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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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 위치한 대형 과학관으로서 지난 몇 년 동안 정부 주도로 건립이 추진되어 온 국립 과천과학관이 약 두 달 전에 문을 열었다. 필자 역시 그 동안 정부의 과학기술정책 관련 자문이나 평가 업무 등을 하면서, 새 과학관에 대해서도 직ㆍ간접적으로 몇 차례 조언을 한 적이 있다.

얼마 전에 가서 둘러보니 아쉬운 점들도 더러 있었지만, 기존의 단순나열 방식이나 정적인 전시를 지양하고 관람객들의 작동 체험과 흥미를 높이는 첨단의 매체와 연출 방법 등을 동원하여 차별화하려 한 점은 일단 눈에 띄었다.

앞으로 국립 과천과학관이 종합적인 과학기술 에듀테인먼트 공간으로서 확고히 자리를 잡으려면, 새로운 첨단과학기술 전시물의 시기적절한 교체 및 업데이트, 전시 해설 등을 담당하는 과학문화 큐레이터의 양성과 효율적인 활용 등 '컨텐츠와 전문 인력'의 운용에 보다 역점을 두고 대중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최근 정부는 그 동안 중단되었던 국립 자연사박물관의 건립을 다시 추진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국립 자연사박물관의 건립이 처음 추진된 지는 벌써 10년이 훨씬 넘었지만, 다른 박물관에 우선순위를 빼앗기거나 외환위기로 인한 중단, 혹은 '경제성'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 등 온갖 우여곡절 끝에 지금껏 지지부진한 상태를 면하지 못해왔다.

자연사박물관은 인류를 포함한 온갖 동물과 식물을 비롯하여 화석, 광물, 천문, 지질 등의 방대한 영역을 다루며, 자연사 과학 연구 및 자연 교육 등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중요한 박물관이다. 우리나라에는 제대로 된 국립 자연사박물관이 하나도 없는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도 유일한 경우로서 나라의 수치라고도 할 만하다.

만시지탄(晩時之歎)이긴 하지만, 이번에는 국립 자연사박물관의 건립이 제대로 계획, 추진되어 우리나라도 미국의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 영국의 런던 자연사박물관 등 선진국에 못지않은 훌륭한 자연사박물관을 갖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2009년인 올해는 국제천문연맹과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천문의 해'로서 갈릴레이(Galileo Galilei)가 망원경으로 천체관측을 시작한 지 400년이 되는 해이며, 인류가 달에 첫 발을 내딛은 지 40주년이 되는 해이다. 또한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론을 주장하여 세계 과학사와 지성사에 혁명을 일으킨 생물학자 다윈(Charles Darwin)이 탄생한 지 2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으레 그렇듯이 올해도 이와 관련된 각종 행사가 줄을 이어 계획되어 있는 듯한데, 이들이 소모적인 일회성 행사나 전시적 차원의 이벤트에 그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작년에 우리나라 첫 우주인을 배출한 이후로 우주나 과학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과 지식수준이 과연 얼마나 높아졌을까? 그 감격과 환호는 벌써 빠르게 잊혀져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느끼는 이들도 적지 않을 듯 싶다.

과학의 대중화나 건전한 과학기술 문화의 함양은 일시적인 이벤트나 행사 등으로 손쉽게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는 많은 노력과 오랜 시일을 요하는 어렵고도 힘든 과업으로서, 새로운 과학관과 자연사박물관의 건립 및 성공적인 운영 등을 포함한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최성우 한국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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