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갑(사진) 하이닉스반도체 사장은 12일 서울 그랜드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반도체 시장의 어려움이 올해 1분기까지 지속되겠지만, 하반기부터 가격 상승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부터 반도체 가격이 오르면 내년에 일부 품목은 공급 부족현상까지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공급 과잉이 1분기에도 쉽게 해소되지 않는 것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컴퓨터, MP3 등 정보기술(IT) 기기의 수요가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이닉스는 올해 현금 확보에 최우선을 둘 예정이다. 현재 하이닉스가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은 8,240억원. 김 사장은 "금융권의 담보대출 5,000억원과 13, 14일 신규 유상증자를 통해 3,240억원을 확보할 것"이라며 "이외 1조원 상당의 추가 현금 확보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당연히 시장점유율 확대보다는 영업이익을 높일 수 있는 전략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최악의 경우 감산도 마다하지 않을 방침이다. 김 사장은 "현재 일부 반도체 업체는 원가 회수도 어려운 실정"이라며 "중요한 것은 규모가 아닌 실속이므로, 현금을 모두 소진하지 않도록 시장 상황에 따라 감산 여부도 판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연구ㆍ개발(R&D) 투자는 지속할 계획이다. 하이닉스는 연간 매출대비 R&D 비용을 2006년 5%에서 2007년 6%, 지난해 10%로 계속 늘렸다. 기술이 원가 경쟁력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올해도 매출 대비 10%를 R&D에 투자할 방침이다. 김 사장은 "장기적으로 모바일 D램 등에서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생존의 관건"이라며 "54나노 D램 생산을 위해 1조원 가까운 설비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엘피다, 대만 프로모스와 파워칩 등 일본, 대만 업체 위주로 진행되는 반도체 업계의 합종연횡도 기술력으로 극복할 생각이다. 김 사장은 "D램의 경우 50나노급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관건"이라며 "현재 한국업체 2개사만 가능하며, 대만 일본업체 등은 1년 이상 뒤쳐져있어 쉽게 따라오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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