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년 전 갈릴레이는 직접 망원경을 제작해 인류 최초로 천체를 관측했다. 유엔과 유네스코는 이 갈릴레이의 첫 관측 400주년을 기념, 대중에게 과학에 대한 꿈을 심어주기 위해 올해를 '세계 천문의 해'로 정했다. 갈릴레이는 그 망원경으로 태양의 흑점을 보았고, 달 표면에서 여러 개의 운석 구덩이를 발견했다. 은하수가 수많은 별들로 이루어진 것도 알았다.
갈릴레이와 '세계 천문의 해'
더욱 중요한 것은 목성의 달 4개가 목성 주위를 공전하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당시에는 하늘의 모든 천체가 지구를 중심으로 돌고 있다고 생각했으니, 목성의 달이 지구가 아닌 목성 주위를 도는 모습을 발견한 것은 약 1500여년 동안 지속된 천동설의 우주관을 뒤흔드는 계기가 됐다. 이러한 갈릴레이의 관측은 실험과학의 효시가 됐고, 케플러 뉴턴 등을 거치며 서양 과학이 이론과 실험의 양 날개를 달고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유엔이 올해를 세계 천문의 해로 지정하면서 강조하는 구호는 '평등'이다. 천문학의 평등은 우리의 꿈과 호기심의 대상인 우주의 신비를 풀어가면서 새로운 발견의 기쁨을 함께 공유하자는 것이다. 천문학은 어떤 나라에서는 왕실의 보호 속에 발전하거나 일부 계층만의 전유물이었다. 또 주로 강대국들이 연구를 주도했다. 이에 개발도상국가의 소외 계층에게도 별을 보여줘 꿈을 가질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천문학은 가장 오래된 자연과학 중 하나다. 천문학은 인간의 우주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해 지금은 첨단과학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지구가 태양을 한 번 공전하는 것을 1년이라고 하고, 지구가 한 번 자전하는 것을 하루라고 하여, 그 시간을 정확히 측정해 우리에게 시간과 달력을 제공한다. 또 천문학은 지구의 회전축을 이용해 동서남북의 방향을 정의해 준다. 이를 토대로 현재 우리가 GPS(위치추적시스템)를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천체 관측은 1900년대 이후 망원경 크기가 대형화하고, 검출기가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첨단과학으로 도약했다. 선진국들은 현재 구경 8~10m급 망원경을 보유하고 있으며 20~30m급의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여기에 참여하고 있다. 이 정도 크기의 거울, 렌즈는 첨단 재질과 첨단 기술로만 제작이 가능하다. 이 같은 렌즈 기술은 의학적으론 라식 수술에 적용되고 군사적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천문학자들은 별에서 오는 아주 희미한 빛을 CCD라는 전자소자를 이용해 검출하고, 별과 은하의 밝기 및 영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전자소자는 먼 곳에 있는 별과 은하의 아주 희미한 빛을 보겠다는 천문학자들의 막을 수 없는 욕구에 의해 1970년대에 최초로 개발됐다. 이 전자소자를 일반인들은 디지털 카메라에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순수 기초학문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초학문의 발전뿐만 아니라 인류사회 발전에도 많은 공헌을 하고 있다.
경쟁적 천문학 연구 열기
최근 천문학계의 관심사는 태양이라는 별 외에 다른 별에도 지구와 같은 행성이 존재하는 지에 대해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그 대상으로 약 200여 개를 찾았지만 아직 지구보다는 큰 것들이다. 또 하나의 큰 관심사는 우주론이다.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은 1930년대 이후 꾸준한 관측 결과로서 대부분의 천문학자들이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21세기를 맞이하면서 우주가 예상보다 더 큰 가속 팽창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초신성(supernova) 관측으로 밝혀졌다. 이것은 우주를 가속 팽창시키는 거대한 힘, 즉 척력(斥力ㆍ밀어내는 힘)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다. 이를 규명하기 위해 선진국은 저마다 연구소를 설립해 경쟁적으로 연구에 나서고 있고, 젊은 과학도들은 지금이 '제2의 아인슈타인'이 등장할 시기라며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천재도 시기를 만나야 더욱 빛이 나는 법이다.
강영운 한국천문학회장 ·세종대 천문우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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