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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부화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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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부화뇌동

입력
2009.01.1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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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스펙이 가장 훌륭한 사람들이 299명이나 - 벌써 여러 명 퇴출되었지만 - 모인 곳은? 그분들은 참말로 스펙이 대단하다. 학력부터가 호화찬란하다. '사'자 아니면 '수', '장' 아니면 '가'였다. 각종 단체나 조직에서 '이사'나 '위원장'을 맡았고, '위원'으로 이름 건 것은 헤아리기 벅차다. 소유도 최상류다. 평균 재산이 20억대라나 30억대라나, 하여간 10억은 넘는다니까, 땅도 많고 빌딩도 많고 주식도 많고 하여튼 서민보다는 아주 많이 가지고 있다.

아마 그분들의 배우자와 자녀들의 스펙도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그분들은 그러한 눈에 뵈는 외형적 스펙만 뛰어난 게 아니라, 내형적인 스펙, 지성과 연륜 같은 것도 뛰어날 것이다. 지성 없이 연륜 없이 그런 외형적 스펙을 쌓을 수 있었겠느냐 말이다.

그러니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그토록 잘나고 똑똑한 분들이 한 명도 아니고 299명이나 모였는데, 국회가 저 모양이다. 혹시 국회는 훌륭한 사람들을 천둥벌거숭이로 만드는 마법의 소굴인가? 아니면 훌륭한 사람들이 모이는 순간 단체로 천둥벌거숭이가 되는 게 인간사의 진리인가. 그토록 훌륭한 스펙을 가진 분들이 자존감도 줏대도 없이 고작 저 부화뇌동을 하기 위해 금배지를 달았단 말인가?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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