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할머니가 6.25전쟁 때 생이별했던 아들을 58년 만에 병상에서 상봉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9일 강원 강릉아산병원에 따르면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김연월(81ㆍ강릉시)씨가 전쟁 중 헤어졌던 아들 최중진(61ㆍ부산 해운대구)씨를 최근 극적으로 만나 서로의 얼굴을 매만지며 사무쳤던 그리움을 눈물로 토해냈다.
생이별의 비극이 시작된 것은 김씨가 1951년 남편이 북한군에 끌려가 살길이 막막해지자 당시 세살배기 아들을 친척집에 맡겨 놓고 집을 나선 뒤 줄곧 객지를 떠돌며 시작됐다.
특별한 연고없이 주민등록도 말소된 채 강릉에서 혼자 살던 김씨는 최근 갑자기 의식을 잃고 병원에 입원했고 연고를 찾던 병원 측과 경찰의 신원파악으로 이제 환갑이 된 아들 최씨를 찾아 내 극적으로 만나게 된 것이다.
어머니의 생사조차 몰랐던 아들 최씨는 30년 넘게 제사를 지내왔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가던 어머니 김씨도 아들의 생일날이면 빈 생일상을 차려 놓고 정성을 드린 기막히고 안타까운 사실이 만남을 통해 알려졌다.
"젊어서 함께 하지 못했으니 이제 죽으나 사나 같이 살자"라고 이들 모자는 손을 꼭 잡고 약속했지만 넉넉지 못한 생계에 꿈에 그리던 만남이 자칫 서로에게 부담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러나 강원도의 인정은 훈훈했다. 아들 최 씨는 "병원의 도움으로 어머니를 찾게 돼 매우 기쁜 데다 강릉시에서도 병원비 지원을 약속하는 등 많은 분들이 도움을 줬다"며 "어머니에게 못다한 효도를 다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강릉시는 9일 김씨의 말소된 주민등록을 강릉에서 복원하면 300만원까지 병원비를 지원키로 아들 최씨와 병원측에 약속했다.
강릉=곽영승 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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