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경기 위축을 염려한 9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의 진단은 새해 들어 잠시 안정세를 보이는 금융시장 사정과 달리 올해 한국경제가 혹독한 시련을 겪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그는 "올 우리 경제는 성장, 수출, 고용 모두 매우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성장률 어떻길래
이 총재는 이날 "작년 4분기 성장률이 3분기에 비해 상당히 큰 폭의 마이너스를 기록한 게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은이 지난달 전망한 작년 4분기의 전기대비 성장률은 -1.6%. 전망보다 실제가 훨씬 더 안 좋다는 얘기다.
그는 "주요 기관들의 올 세계경제 성장전망 역시 1%대로 낮아지고 있어 우리의 내수는 물론, 수출마저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며 "올해 우리나라 성장 전망도 점점 하향 조정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한은 관계자는 "이 총재의 발언은 0.7%였던 작년 4분기의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 전망치 역시 결과는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올 상반기는 물론, 올 해 전체로도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금리, 얼마나 더 내리나
추가 인하를 시사하기는 했지만 한은의 금리인하 여력은 많이 남아있지 않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수준을 대략 3% 정도로 본다면 기준금리는 이미 기대 인플레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들어갔다"며 "그런 점을 고려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질금리가 사실상 마이너스에 들어선 만큼 경기부양을 위해 필요할 경우 금리를 더 내리겠지만, 추가로 내릴 여력은 크지 않다는 점을 시인한 셈이다.
여기에 금리인하 등으로 풀린 유동성이 정작 금융권에서만 맴도는 현상도 추가인하의 효과를 의심케 한다. 전문가들은 그래서 대체로 2% 수준까지 추가 인하 가능성을 점치면서도 실제 돈이 실물분야로 퍼져나가게 만드는 별도의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온도차 여전한 시중금리
시중은행의 예금ㆍ대출 금리는 기준금리를 따라 당분간 사상 최저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다음주 연 4.01~5.51%로 예고된 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001년 변동금리형 대출상품이 나온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시중은행들의 4%대 초반의 예금금리도 사상 최저수준이다.
하지만 은행들이 돈 떼일 염려가 없는 우량기업 대출에만 몰리면서 기업들의 자금조달 사정은 여전히 어렵다. BBB+등급의 3년물 회사채 금리는 작년 11월말 10.38%에서 이달 8일 9.35%로 1.03%포인트 떨어지는데 그쳤다. 이 총재는 "회사채 금리 등이 어떻게 움직이는 지 관찰해 가면서 향후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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